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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
토마 바스 지음, 이세진 옮김, 수지 모건스턴 원작 / 길벗어린이 / 2022년 6월
평점 :

나무 잎 마저 하트 뿅뿅,
횡단보도를 함께 건너며
빅투아르 드 몽타르당의 재잘거림에
흐뭇한 미소로 경청하는 에르네스트!
안고 있는 아기는 과연? : )
궁금증이 서정적인 색감처럼 번지며
책장을 넘길 때 마다 어둡고 무채색인 이야기가
두 소년 소녀의 발그레한 볼처럼
생기있는 이야기로 물들어 갑니다.
전쟁의 기억과 떠남과 그리움으로
과거에 머물러 살고 있는 할머니 프레시외즈와
단둘이 사는 에르네스트의 집엔
텔레비젼도 전화도 다른 가족도 늘 부재중입니다.
재깍-재깍, 딩디리딩딩 -
식사때를 짐작케 하는
시계와 라디오 소리만이 고요를
깨트릴 뿐이죠.

시계 쳇바퀴처럼 늘 비슷한 일과 속
늘 같은 차와 음식, 얌전히 지내는 모범생
에르네스트는 낮에도 고독함을 덮고 있는 밤처럼
조용한 일상을 이어 갑니다.
반으로 전학 온 첫 날 부터 인생의 짝이라고
철썩 달라붙는 발랄한 붙임성 최고인
빅투아르를 만나, 놀이동산처럼 언제나
북적이는 빅투아루의 집을 난생 처음 겪고,
어린 철학자 처럼 깊이 묻어 두었던
아빠의 부재에 대한 궁금증도
용기내어 묻습니다.

쪽!
쪽!
쪽.
이 달큰한 느낌이 얼마나 좋던지,
함께 읽던 쪼꼬미에게 볼 뽀뽀를
부탁했지 뭐예요. : )
이 자연스러운 뽀뽀처럼,
빅투아르의 에르네스트는
서로의 집 문턱을 넘나들며,
가족들과 함께 부드럽고 생생한
정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빅투아르와 빅투아르 가족은
에르네스트의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고
든든하고 따듯한 품이 되어줍니다. : )
중간 중간- 놓인 여백마다
에르네스트 앞에 펼쳐질 일상이
음률처럼 흘러
잠시 멈추고 마음 껏
흐뭇할 수 있어 좋았어요.
할머니의 부재에 바로 죽음을 떠올리는
에르네스트 삶도,
행운이 숫자 77이 둘이 꼭 붙어 있는 페이지 숫자처럼
나란히 앉은 에르네스트와 할머니,
손 꼭잡은 빅투아르와 남동생, 산책하는 가족들
혼자에서 둘, 그 이상이 되어 가는
수지 모건스탁 원작의 그래픽 노블 입니다.
용기내어 물었던 에르네스트는 아빠를 찾았을까요?
수많은 편지 속에 울컥- 눈물로 읽어지는 부분들
어른보다 더 어른같은 에르네스트의 용서를 향한
과정도 저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좋은 책은 돌아보게 하는 것 같아요.
읽을 때마다 집중하는 대상과 풍경,
순간도 달라지고요.
원작도 훌륭하지만, 원작을 그림으로 더한 솜씨
또한 경쾌하게 읽힙니다. : )
뒷면의 사랑스러운 하-트 바코드 처럼,
숨어 있는 사랑, 보이는 사랑, 우정, 가족, 이웃
연대속에 피어나는 사랑을 보여줍니다.
조금 비현실적이라면,
에르네스트가 무척 잘생겼다는 점이에요.😊
어둠속에서도 날 발견해 밝혀주는
이렇게 좋은 이웃, 인연과 함께 라면
더할나위 없겠죠.
제이님들 그러한 날들 되시길 바라요.
내가 아는 친구, 가족, 이웃들과 함께 읽으며
해피엔딩 속에 꼭 빠져 보시길 바라요.
좋은 책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