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올까? 사계절 저학년문고 70
이반디 지음, 김혜원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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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면서도 올망졸망 귀여운 그림과 스며드는

세편의 이야기는 언 개울이 녹아 콸콸 물이 흐르듯,


솜사탕이 입안에 사르르 녹아 사라지듯

저 먼 곳에 웅크리던 유년의 순수를 만나듯


부드럽고 강하게 촘촘히 쌓이고 있던 편견의 벽을 깨줍니다.

여우 목도리, 고양이 수프, 봄 손님은

각각 겨울과 봄 사이, 봄이 오는 길목, 

풍성한 봄이 떠올랐어요.


똑똑-

갑작스레 일상속에 찾아온 동물 손님들은

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부탁을 합니다.


각각의 도움을 받고,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신세를 지면 보답을 꼭 해야 한다는

착하고 예의 바른 동물들,


당연한 것들이 그리워지는 날들 속에

살고 있어서 일까요. 콧잔등이 시큰거렸어요.

겨울이 머문 자리에 봄이 살랑 찾아들듯

마음을 지피는 이야기 속에

백 번이고 다짐하게 되는


어른이 되어가며 가지게 된 못된 본성,

그리고 제 생활과 타성에 젖은 편견을 자꾸 고이 접어

작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 같다고 하셨어요."

"누가 그러더냐?"

"우리 엄마가요."



" 참 이상해요. 이렇게 친절한데,

왜 인간은 무섭다고 했을까요?

엄마가 오면 물어볼래요."

-



-

"우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해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하지요."

.

.

"그런 거 주워 오지 말래도. 더럽잖아."

엄마가 말했습니다.

-



언제가 한 번쯤 아이에게 소리 내었을 말이

낯설지 않아 난 아이 중심으로 생각한다면서

아직 멀었구나 싶어서 뜨끔했어요. : )

제가 경험하지 못한 아이만의 소중한 이야기가

분명 있을 텐데 말이에요.



-

"아아, 맛있다!"

아기 너구리는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콧잔등에 땀까지 났습니다.

-



국수가 소울 푸드로 느껴지는 아직 찬바람과

눈 손님이 자주 찾아오는 2월 이여서 일까요.


큰 솥에 물을 붓고 무와 멸치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내고 달걀로 지단을 무치고 고소한 들기름에 채 썬

호박과 당근을 볶는 그 장면이 어찌나 정겹게 느껴지던지,


며칠 전 아이와 옆지기를 위해 국수를 삶았던

그날의 부엌 온도까지 떠올리며


국수 두 그릇을 후루루룩- 깨끗이

비운 아기 너구리의 배부름에


저희 집 쪼꼬미와 옆지기가 먹는 모습이 떠오르고

미소가 방긋 지어지고, 귀여움에 방실 웃음이 납니다.


따스한 마법 같은 이야기들이 봄 꽃망울 터지듯

펼쳐짐과 동시에 뜨듯 해지는 가슴이 미어지는

촉촉한 물기가 머물러 생각에 잠기게 되는 이야기들이 모인

이반디 작가 창작동화집 "누가 올까?"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제이님들과 모여

함께 읽고 싶은 동화입니다.


☘ 제이포럼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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