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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새 - 살 곳을 잃어 가는 모든 생명들에게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14
최협 지음 / 길벗어린이 / 2021년 9월
평점 :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조금 축축한 바람 냄새가 곁을 맴도는 날이면
골목길을 낮게 비행하던 제비와 마주하고
' 아, 비가 오려나 보다..' 짐짓 느끼던 때,
삼삼오오 모여 골목길 뛰놀며,
짹짹 작은 소리가 나는 곳을 찾다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 참새를 발견하고
어떡 하지 걱정하던 어린날의 근심들,
지금은 아무리 둘러보아도 자주 볼 수 없어
가끔 궁금해지던 그 시절 흔한 새들,
물가 흔한 새, 예쁜 노란 할미새를 보고
어린 날의 새, 제비와 참새가 떠올랐어요.
작가님 그림 따라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 봅니다.

천이나 냇가에 흔하던 풍성한 머릿결을
자랑하는 버드 나무들, 군데 군데 한 뭉텅이씩 사라질 때 마다
왠지 마음이 시렸던 혼자만의 추억도
다정하고 세밀한 그림속에 스물스물 피어 올라
풍덩 빠져들어 갑니다.

긴 꼬리를 까딱-까딱-
흔들던 이 장면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에
한동안 기쁜 표정으로 바라보고요.

한줄 한줄 촘촘히 얽힌 나뭇잎 줄기에서도 눈을 떼지 못하다
벌써 다섯해 새끼새를 품은 어미 마음일 때가 많은 전
물끄러미 머물다 잔잔한 강이 됩니다.

어느 날,
흙탕물이 흐르는 천변,
비를 맞고 첨벙첨벙 놀던 아주 어린 날을 빼곤
어느날 부터 흙색 황사비를 피하던 답답함처럼
덜컥! 올게 오고야 말았구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길이 조금 먼 곳이 있으면 산을 뚫어 터널을 만들고,
냇가나 천, 강과 바다를 메어 땅을 넓히고
그 면적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니
하늘길까지 끝없이 쌓아 올립니다.
잭과 콩나무에서 나올법 하던 하늘 끝까지 솟은 빌딩들이
나무보다 울창한 곳에서 우리는 살아갑니다.
냇가와 물가에서 흔하게 보이던 노랑 할미새는
흔히 볼 수 없는 흔한 옛 이야기가 되어가죠.

흔한 새가 살 수 없는 환경속에
지금은 흔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안녕히 지낼 수 있을까요?
시 처럼 흐르는 글과 사실적인 그림속에
많은 이야기와 감정들이 흘러갑니다.
쪼꼬미와 촘촘이 연결 된 생명의 그물에
대해 이야기 하던 여러날 중 만난 책이여서
더욱 뜻 깊었어요.
5년간 관찰하고 기록한 생명과 환경에 관한
작가님의 묵직한 질문들이 느껴져 더욱 숙연해지는
읽는날 입니다.
* 제이포럼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