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저편은 차고 깊다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히가시 마사오 엮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김수정 옮김 / 필무렵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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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무덥고 습한 여름 저녁,

나직한 목소리로 듣게 되는 옛날 이야기는

에어컨, 선풍기, 아이스 커피, 얼음 맥주도

말끔히 닦아주지 못한 더위를 식혀주며

담백한 공포를 선사해 줍니다.


끕끕하면서도 찜찜함을 지울 수 없어

자꾸 그림을 들여다 보게 돼요.


시원한 탄산을 들이킨 후 맞게 되는

따끔한 느낌은 숲의 모기처럼 계속 따라옵니다.




여름 방학을 맞아 할아버지가 계신 시골에서

지내게 된 아이는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우거진 숲과 산, 들, 벌레, 시골 곳곳을

바라보며 조금 심심한 생활을 예감합니다.


다리 아래 강을 발견하기 전까지는요.



헤엄을 치며 놀 수 는 곳인지

아이는 궁금합니다.


사박사박사박사박

이상한 소리가 들려



할아버지를 따라 집에 들어서며

이상한 소리를 듣게 돼요.


한밤중에도



사박사박사박사박






아이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다음날 강가를 찾아갑니다.


조용한 시골에서 방학을 보낼 손자를 위해

할아버지께서 신경쓰셨을 정겨운 시골 밥상에

눈이 먼저 갔어요.


강에 대해 할아버지에게

질문하며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의 호기심,


선명하고 짙은 녹음으로

빛나는 여름이 예쁘게 펼쳐지는 첫 장 부터

선명하며 서정적인 감성을 잊지 않는

그림체는 여름날에 폭 빠져 들게 합니다.



밤이 되도 아이의 호기심은 깊어져 갑니다.

온통 강에 마음을 빼았겼어요.


" 엄마, 우리집에 괴물 없지??" 묻곤 하는

다섯살 쪼꼬미와도 함께 읽었어요.

좋아하는 숲과 물이 이어져 재밌었는지

외따로 혼자 앉아 유심히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읽기도 하고요.


"물에 빠질 수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만든 미신이란다."


"미신이요? 그러니까 요괴 같은 건 없지요?"




세상에!


푸르고, 물고기가 많은 이 곳!


아이에게 이곳은 놀이터예요.





조심하면 되지 뭐,



읽는 내내 어디선 가 툭-

아이를 데려 갈 것만 같은 불안감이

종이에 실수로 떨어진 잉크처럼 번져 갑니다.


형형색색 선명한 원색의 색마저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아

자꾸 배경을 서성이게 됩니다.


아이의 호기심과 옆을 따르는

마지막 백구의 시선이 체념으로

보이는건 제 느낌일 까요.


옛날부터 내려오는 이야기, 지금도 이어지는

삶의 지혜가 아이에게 닿았을까요?




아이들의 호기심이 얼마나 왕성하고

순수하며 끊이지 않는지,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아이 같다 라며

자식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표현한 옛 어른들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첫 장 부터 마지막 장까지 정겨움과 깊은 서늘함을

동시에 오가는 그림책이였어요.



* 제이포럼이벤트로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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