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이 아니라 분홍 - 제29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 고학년 책장
정현혜 지음, 전명진 그림 / 오늘책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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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역사 소설, "진홍이 아니라 분홍"


재미있는 소설을 통해 배워 보는 역사 이야기

눈높이 아동문학상 동화 부문 우수상 수상작

고학년 소설, 초등 역사 소설


진홍이 아니라 분홍 | 오늘책 | 정현혜 글 | 전명진 그림 | 168쪽




역사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재미있는 책을 접할 기회가 생겼어요. 사실적인 역사로 공부처럼 배워왔었는데 "진홍이 아니라 분홍"이라는 책을 만나면서 역사에 대한 흥미를 더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이죠,

처음 책 소개를 보았을 때.. 이 책 뭐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재미있게 잘 읽었고, 친구에게도 추천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진홍이 아니라 분홍"은 고려와 조선사이, 충과 배신의 갈림길에 놓였을 그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이 책에 반했던 시작은 바로 그림체였어요.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글밥만 너무 줄줄이 있는 책 보다는 예쁜 그림이 함께 있어야 책에 흥미를 더 갖게 되거든요. 화사해 보이지만 깔끔한 그림이 책에 더 깊이 빠져 들게 한답니다.

진홍이 아니라 분홍은 고려말기와 조선 초기,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그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답니다.

조선 건국을 위해 함께 해주길 바라는 이방원의 제안을 거절했던 정몽주.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도"

이방원의 제안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한 정몽주, 목숨을 버리고 충을 선택한 역사 속 사건들과 인물들을 불러와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어린이 역사 소설이에요.

 

 

죽음으로 자신의 충을 지켜 낸 할아버지와 아버지, 하지만 남겨진 어머니와 오라버니 학무, 란이는 고려의 충신에서 역적 가문으로 전락하고 말지요. 고려의 족쇄를 차고 조선에서 살아가는 학무와 란이, 지독한 가난과 손가락질에 시달리면서 도대체 할아버지의 충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 하답니다.

조선건국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던 아이였던 지라 이 책의 내용이 더 흥미진진했어요. 비슷한 또래 아이가 주인공으로 이끌어 나가는 역사소설이다보니 그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도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란이의 신념, 생각 등에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 폐족 : 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됨. 또는 그런 족속

주인공인 란이의 할아버지는 고려의 충을 지키기 위해 조선을 따르지 않고 죽음을 선택했어요. 그리하여 란이의 가족은 폐족이 되어버린 것이죠.

"할아버님, 위신이 뭐 그리 중한가요. 할아버님의 그 대쪽 같은 신념 덕분에 우리는 배가 고픕니다..."

고려에 충을 다하는 삶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고, 수모를 견디는 어려운 길이었으나 어린 란이는 포기 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갑니다.

 

집안이 몰락했어도 예를 잊으면 안된다는 어머니, 배가 고프고 힘든 중이지만 먹는 것 보다는 소학을 배워야 하고, 예를 지켜야 한다며 사람은 밥으로 살아지는게 아니라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라 합니다.

우리 가문은 떳떳한 가문으로 떳떳함은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을 만큼 중한 것임을 명심하라고 가르치시나 란이는 그저 배가 고플 뿐이에요.

바느질을 하고 있는 볼이 수척한 어머니를 바라보며 어머니도 배가 고플 것인데 그런 어머니를 이해해 보려고 힘을 써보고 있답니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뀌었으나 여전히 배고픈건 마찬가지인 백성들..

란이는 충보다는 돈을 벌어 더 이상 배고프지 않을 거라는 다짐을 해봅니다. 가난과 절망에서 벗어나기로 마음 먹은 란이는 자신의 마음을 끈 붉은 색을 따라 홍염장 할아범을 찾아 간청 끝에 그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홍염장 : 주로 홍화꽃을 이용해 붉은 색을 들이는 장인, 조선시대 홍색 염직물을 전문으로 맡아 하는 경공장

염색은 남자들의 일이었기에 쉽지 않았지만, 란이의 굳은 의지와 당당함에 홍염장 할아버지는 마음을 열었고, 란이가 염색을 배우는 것을 반대하는 어머니를 설득을 해주었어요. 홍염장 할아버지에게 란이는 필요한 제자였어요. 지와 덕을 갖춘 호랑이라 여겼기 때문이지요.

염색 과정을 통해 란이는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일, 마음을 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웁니다. 가문의 원수인 이방원 즉위식에 쓰일 천을 염색하고 있는 자신을 수치스러워하는 란이에게 가르침을 건네는 홍염장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벗을 때려 죽이고 할아버지를 매 맞아 죽게 한 원수........"

고려의 충신이었던 가문인 란이에게 이방원은 가문의 원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정안군을 만났을 때 란이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수 밖에 없었어요.

 

란이는 홍염장 할아버지에게서 홍화꽃 손질하기, 황색소 빼기, 잿물만들기, 오미자초 만들기, 홍떡 만들기 같은 홍염의 과정에는 장인의 정성스러움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배우고, 물동이를 나르고 잿물을 만들며 정성스럽게 염색을 배워 스승의 뒤를 이어 홍염장 장인이 됩니다.

"우리는 한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라. 염색은 마음을 쏟는 일이다"

란이가 마음에 상처로 얼룩진 색깔들을 빼 버리고 새로운 색으로 물들이기를 바라는 홍염장의 마음, 상처를 지우고 스스로 다시 서기를 바라는 깊은 마음이었을 거에요.

 

조선의 왕 이방원, 홍염장이 된 란이를 찾아와 명주 백 필을 붉은 색으로 염색해 달라고 명합니다.. 가문에 대한 시험이자 한 번 함께 하자고 청하는 손길이기도 한 명령이었어요.

그 어른들과 함께 새 나라를 맞고 싶었다. 고려는 썩을 대로 썩었었다. 물도 흙도 썩어 꽃도 벼도 썩을 참이었다. 나는 강한 나라를 만들고 싶었지. 그 어른들이 내 손을 잡아 주길 간절히 좋을까. 어느 호젓한 밤엔 그런 생각을 해 본단다.... 하, 내가 이런 말을 다 주절거리다니... 아무튼 어제 내 꿈에 비친 어른이 필시 맹 선생이실거다.

본문 中에서

왕의 복잡한 심경이 느껴진 란이.... 침선장의 조언에, 그리고 간돌 아범의 간청에 이방원의 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붉은 색으로 염색을 한 백 필의 명주는 그날 쏟아진 빗줄기에 색이 바뀌기 시작하는데... 그런 천을 바라보는 간돌아범은 안절부절 했지만 다 생각이 있다며 그냥 지켜 보는 란이. 란이에게는 어떤 생각이 있을까요?

 

 

색이 다른 명주 천을 전달받은 침선장은 사색이 되어 더이상 란이를 도와줄 수 없다고 화를 내었어요.

충의 색이라는 이야기를 전한 란이. 분홍 천 위에 붉은 상자안에는 분홍 오얏꽃이 들어있었어요. 오얏꽃의 분홍은 진정 아릅답지요. 아름다운 분홍일 뿐 아니라... 충의 색, 오얏 꽃의 색이라는 것, 궁의 상징, 조선의 상징 오얏꽃 색이라는 것.. 이것이의 말로 충의 색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방원.

역시 연담의 손녀 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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