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 인생 항로를 잃어버린 엄마들을 위한 단단한 마음 철학
김선호 지음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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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이라 불리우는 마흔이라는 나이, 마흔이 되는 즈음에서는 여즉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그 어느때와는 꽤나 다른 느낌이다.

나는 이미 마흔을 지난지 오래... 이제 마흔 중반즈음 다가와 반백살이라 불려지는 50대를 바라보는 마흔 네 살, 사춘기 엄마이다. 사실 마흔을 앞둔 서른 아홉에는 육아에 시달리는라 내 나이 마흔이 되고 있는 것 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땐 초2와 6살 아이를 케어하느라 이래저래 정신이 없을 때 였으니.. 육아를 하다 보면 늘 정신이 없긴 했지만 독박육아를 담당해야 했던 나에게는 늘... 나를 돌아볼 여유따윈 없었다.

나에게는 1도 신경을 못 썼던 시간들.. 그러다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사춘기를 시작하게 되면서 아이와 거리두기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나라는 존재를 돌아볼 수 있는 이상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요즘 들어 해 놓은 것도 없는 내가 한심스럽기도 하고, 어떤 날은 너무 우울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몸도 마음도 지쳐 나 스스로를 어떻게 할 수 없는 날도 있고....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무언가 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불혹이라는 나이는 사전 적 의미로는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한다고 한다. 무언가 가장 중심을 잡고 흔들림이 없을 것 같은 나이로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많이 흔들리는 나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마흔 네 살을 살고 있는 나의 생각이랄까.......

 

 

 

 

주로 아이 책 위주로 서평을 하는데, 사실 내가 온전히 나를 위한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없기에 서평에 참여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제목을 보고, 책 소개 글을 보고.. 마음이 흔들렸다.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구나... 라는 생각에..

인생 항로를 잃어버린 엄마들을 위한 단단한 마음 철학

주로 아이의 사춘기를 접하는 시기가 40대이지 않을까 싶다. 나를 놓아가며 아이에게만 매달렸던 시간들이 아이의 사춘기를 겪다 보면 아이는 지 혼자 큰 줄 알고, 남편과도 뭐 그닥 연애하던 시절 같진 않고, 만날 친구는 줄어들었고, 다른 친구들은 뭐든 해놓은게 많아 보이는데 나는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다는게 느껴질 때... 그 때 찾아오는 공허함,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후회, 이제와서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은 막연함 등에 여러모로 참 힘든 시간은 맞는 것 같다.

 

김선호 작가님.

자녀 교육 아동심리 전문가시기도 하고, 작은형제회 수사였으며, 수도원을 떠나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아이들의 심리를 어루만지며 엄마들을 상담하기도 하셨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 <김선호의 초등 사이다>를 통해 아이들 속마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고 하니, 한 번 즈음은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름조차 희미해진 모든 엄마들을 위하여

대부분의 40대는 "OOO"이라는 이름 보다는 "OO엄마" 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울것이라 생각한다. 아이의 친구 엄마들이랑 생각보다 더 가까워진 요즘은 "OO엄마"라는 호칭 보다는 "OO아~", "OO언니~" 라는 나의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우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prologue. 지독한 외로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독한 외로움이 시작되었다는 프롤로그를 지나, 인지하기 / 내면 살피기 / 직면하기 / 마흔 공감 토크를 통해 우리가 이 지독한 외로움이 시작되는 마흔을 잘 견뎌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시작됩니다. 

우리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마흔이 아닌, 내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를 계획할 수 있는 그런 마흔의 시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꼭 한 번 읽어 보는 것이 좋을거 같았어요. 

지금의 내 상태를 인지하고, 나를 살펴보고, 지금의 나를 직면하여 앞으로의 나를 계획 하는 것.. 지금 시기가 딱 좋거든요.

 

 

이 책은 마흔을 맞이하는 모든 이들 보다는 엄마로 살아온, 그러면서 마흔을 맞이하는 분들을 위한 책이에요. 그저 아이의 엄마로, 남편의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그리고 직장인으로 정신없이 살아오다 보면 "나"라는 존재를 챙기기는 쉽지 않은, 그렇게 아무런 예고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감정들에 흔들려 버리는 마흔이라는 나이.

엄마로 살아온 게 당신 잘못은 아닙니다

 

 

 

사실, 아이를 낳고 키우고는 육체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보채고 우는 아이, 안아주어야만 잠을 자는 아이, 밤새 몇 번이나 깨서 우는 아이, 잘 먹지 않아 힘들었던 시기.. 등등 그 때는 잠도 못자고, 쉬지도 못하고, 그렇게 아이에게만 매달려 있었더도 아이가 방긋 웃어주는 모습에, 잠을 자고 있는 얼굴이 천사같을 때... 육체의 힘듦은 그렇게 잊혀지기도 했는데... 아이가 점점 크면서 아이가 뭐든 스스로 하려고 하고 점점 엄마의 역할이 줄어들며 몸이 조금 편해졌음에 기쁜게 아니라 무언가 마음 한 구석이 허해지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아이가 커서 사춘기가 시작이 되며.. 시작되는 엄마의 마음 고생은 과거 육체의 힘듦과는 전혀 다른... 차라리 그 때가 나았지.. 

제대로 쉬는 방법도 모른 채 일과 생활에 시달리다 보면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옵니다.

호흡곤란이라던가, 숨쉬는 게 힘들어 진다라는 이야기는 말로만 들었었지 그런건 어떤 느낌일까. 정말 숨쉬는게 힘들어지기도 하나? 하는 생각도 있긴 했었는데, 어느 날 자려고 누웠는데 숨이 쉬어지지 않아서 바딱 일어나 가슴을 치고 숨을 크게 들이쉬어보려고 애를 썼던 날도 있었다. 그리고선 한참을 자지도 못하고 혼자 앉아 답답한 가슴을 엄청 쳐댔던 날이 생각이 난다. 

 


'신경성'이라는 무감한 진단에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길 바랍니다.

자꾸 잠에 빠지는 자신을 보며 두려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마음껏 잠잘 수 없게 만든 환경이 잘못된 것입니다.

어쩜 하나 같이 나한테 하는 말인 것 같은지... 자꾸 잠에 빠져버리게 되는 나를 보며 왜 이럴까, 게으르다는 소리 듣겠네.. 라던 시간들도 있었는데.. 그 부분을 딱 짚어주신.....

잠을 줄이라는 듯 누군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멀리하라는 말이 너무 가슴에 와닿았다. 지금 나에겐 노력이 아니라.. 멈춤이 필요했던 것이라니, 졸음이 쏟아지면 그냥 아무걱정 하지 말고 꿈속에서라도 친정에 다녀오라는 말.... 그래도 괜찮다는 말이 위로가 되어주었다.




 

 

"내가 요즘 게을러졌네."

결고 게을러진 게 아니라, 자신이 우울한 것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지쳐 있을 뿐입니다. 우울함을 인식해서는 안된다고 스스로 다그치며 억압하고 있을 뿐입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때가 있었다. 그저 숨쉬는 것 조차 하고 싶지 않았던 때... 아침이 되어 눈이 뜨는게 너무 싫었고, 아이들 챙겨주어야 하는 것도 너무 싫었는데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은 너무 많고 모든 시선들을 차단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나에게 "우울"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내 마음이 힘들어진 것을 인지하지 않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신호가 오면.. 받아들이고 그에 따를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 누구도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라고 생각했기에 더 했던 것 같다.

 


 

한참을 아이 사춘기와 싸우면서 너무 힘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들이 모두 사춘기를 겪으면서 있었던 일들.. 또 일주일을 아이가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되어 있었기에 거기에 매달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따윈 없었는데.. 모처럼 나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있었던 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타서 여유롭게 책을 읽기 시작을 했다. 어쩜 하나 같이 나한테 하는 얘기인 것 마냥 책에 점점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마흔을 맞이 한, 40대를 지나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책.

 

 


 

 

어느 날, 나의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았다. 나의 10대, 나의 20대, 나의 30대.

그때를 돌이켜 보면서 웃음이 났던 그 시간... 그런데 나의 40대는??? 나의 40대는 웃음이 나지 않네.... 마흔이 지난 지금, 난 여태 뭘 했을까, 여즉 해놓은 게 하나도 없네... 라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한데.. 

마흔 즈음이니 이제 비로소 시작할 때가 된 것입니다. 무엇이든 좋습니다. 무언가에 감탄하고 있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구나....이제 나는 시작할 때가 된 것이구나.. 늦어버린게 아니구나..

 


 

 

잠을 자려고 누울 때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에나 겨우 잠이 들어버리는 날들이 허다하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고, 아이를 키웠다. 아이는 꼭 엄마 품에서 커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나는 육아와 동시에 일을 손에서 놓았다. 아니지.. 일을 하는 것도 좋았던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도 집에서 조금씩 일을 해왔었다. 독박육아에 일도 해야 했으니 잠을 이틀에 한 번씩 몰아 자버릇 했던 그 때... 내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른 채.. 그저 체력이 받쳐 주고 있다는 오해를 하고,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며 좋아했던 그 때.. 

그렇게 아이는 내 품에서 키웠는데... 아이는 엄마 품에서 안정적으로 잘 컸을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나라는 사람은.. 이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버린 것 같은 느낌. 여태 해놓은게 하나도 없는 내가 한심하고, 저축도 많이 하지 못한 내가 한심하고.. 

해놓은게 없어도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에 대한 위로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별거 아닌 그저 툭 던지는 말 같아도.. 그 부분에 힘들었던 사람이라면 이 아무것도 아닌 말에 위로를 받고 다시 힘을 낼 기운을 얻는 다는 것.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


 

책을 읽다가 확.. 와닿는 구절이었다. "내가 왜 사나 싶고, 쟤를 왜 키우나 하는 생각도 들 것 같아요." 아오~ 그런 생각 정말 엄청 많이 들었는데..^^


엄마들을 위한 긴급 솔루션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Q&A 같은 내용들이 있는데, 있더라도 4~5개나 한두페이지 정도?

그런데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이 책에서는 꽤 많은 부분을 <엄마들을 위한 긴급 솔루션>으로 Q&A가 마련이 되어 있다. 정말 누가 내 얘기를 실어 놓은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훗!!! 

 


 

 

흔히들 중2병이라고는 하지만 엄마와 아이의 미묘한 신경전은 이르면 초5, 대부분 초6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정말 빠른 아이는 초4에도 나타나긴 하지만 이제 사춘기 시작인건가 싶은 상황은 초5~6학년 무렵인 것 같다. 그러면서 생기는 고민은... 사춘기가 이거로 끝인걸까? 중2에 다시 시작인건가? 그 땐 더 심하겠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 ㅠㅠ 

도대체 언제끝나는건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싶은 사.춘.기.

초등 자녀와 잘 싸우는 방법. 

자녀와 싸워? 유치하다. 뭐 이런 생각이 들 수 도 있지만. 아이와 잘 싸우는 법 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저 아이와 트러블만 갖게 되는 상황이 아니라, 혹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 잘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엄마에게 마흔이라는 나이는 아이의 사춘기를 맞이하게 되고, 그동안 노력해왔던 것들에 대한 허무함들에 대한 어려움들이 아닐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했고, 모든 일을 나는 뒷전으로 두고 달려왔던 시간들에 대한 허무함. 

지금은 잠시 쉬어 갈 때.. 엄마, 아내, 며느리, 딸이 아닌.. 모두 내 이름이 아니라 타인이 불러주었던 이름.. 이젠 나를 돌아보고 나를 찾아야 할 때. 지금도 늦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책. 

 

요즘 고민거리들이 있었다. 너무 많았지.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다시 나를 돌아보고 나를 찾아 볼 용기도 갖게 되었다. 

자녀는 사춘기 문을 열고

반려자는 자기만의 동굴로 들어갈 채비를 합니다

타인의 공감과 위로가 공허하게 다가올 때

최선의 방법은 숨을 고르며 가만히 있는 겁니다

형편업서 보이는 자신을 마주 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아프지만 홀로서기를 시작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마흔입니다.

[마음이 흔들려서, 마흔인 걸 알았다] 본문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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