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책은 비상한 사람들이나 보는 어려운책이란 선입견이 있어 내가 감히 저 어려운걸 어찌 읽어… 노노노… 고개응 절레절레하다가 목차만 볼까? 하고 발을 들였다. 그런데 순삭 미리보기 23페이지를 다읽어버렸다.마치 대형컵아이스크림 다 퍼먹고 뚜껑 핥아먹고 통도 핥아먹고 스푼도 핥아먹었는데 “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라는 메세지는 허탈하다못해 좌절감을 안겨줬다.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할 기억력이 허락지않아 정확히 떠오르지않지만… 이제는 내가 고용주이자 노동자이고 내 생산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다가 소진되어 스스로 탈진되고 나가자빠진다는거다. 직접 체험해보니 그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경제논리였다는것에 대해 소름이 끼쳤다. 우린 두려운 죽음을 밀쳐내기위해 자본을 축적하고 남에게 공격성을 보이는게 맞는것같다. 아직 심연의 바닷속을 탐험조차 못하고 물표면 23미터 깊이에서 찰방찰방 물놀이만 하다가 입맛만 다셔서 자세히 알순 없지만저자는 우리가 몰랐던 보이지않는 거대한 족쇄같은 세계를 감지하고 그것의 위험성에 대해 자각하고 인지하도록 촉구하는 것 같다. 옛날 흑백 영화속에서 모자쓴 어린 소년이 광장을 뛰어다니며 ”호외요~ 호외요~“ 외치면서 건네던 신문을 받은 느낌이다. 안 읽었으면 몰랐을 것을… 살면서 너도 나도 열심히 산 우리들은 왜 픽하고 쓰러져야만 했을까 … 지금껏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왔으나 이 책을 읽어보니 우리가 깨닫지못한 중력처럼 거대한 세계가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기분이 너무 묘하다. 스스로에게 종노르시키도록 만든 신자유주의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지만, 실체를 안 이상 더는 방관할수 없을것같다. 내가 읽은게 철학책인지 조차 잊어버렸다. 궁금하고 목마르다. 못참겠다. 당장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