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아이는 자신에게 걸맞지 않은 신발과 옷, 장신구를 걸친채 위풍당당히 걷는다. 어디를 가는 것일까? 승합차 뒷자석에 앉은 아이, 아마도 할머니를 뵈러 가는 길인듯 하다. 어떤 할머니시기에 손주 눈에도 사랑스러운 것일까?언덕 위 빨간 지붕 집에서 사는 할머니는 주인공 아이 ‘수지’를 강아지 바둑이 마냥 반갑고, 사랑스럽게 맞이하신다. 덩실덩실. 할머니와 꼭 닮은 수지. 할머니 부엌에 들어선 수지는 익숙한 듯 찬장에서 사탕을 꺼내고, 할머니 화장대 앞에 앉아 할머니처럼 화장을 한다.하하, 호호 할머니의 얼굴에선 웃음이 끊이질 않으신다. 장에 갈 때 할머니의 모습이 가장 예쁘다던 수지 역시 한껏 뽐을 내고 할머니와 장이라도 보러가는 듯한데…누구나 할머니와 함께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나는 외할머니와 유독 가깝고, 정이 많았는데, 외할머니는 종종 나를 데리고 고향 동네 여기 저기를 다니셨고, 평소 막걸리를 좋아하시던 외할머니는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반주 삼아 드시던 막걸리에 취기가 올라오시면 그냥도 많았던 정을 손주인 내게 배로 쏟아 부어주셨다. 외할머니와 함께라면 내가 받는 사랑에 일말의 의심조차 없었다. 그런 외할머니가 내 나이 13살이 되던 해 짧은 투병의 시간을 끝으로 하늘의 별이 되셨다. 나는 엄마와 함께 외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커다란 존재와의 이별이 가져다준 상실의 슬픔과 고통. 행복과 이별의 슬픔을 동시에 안겨준 나의 사랑스러운 외할머니. 여전히 그립고 또 그리운 우리 외할머니가 가끔 꿈에 나와 꼭 안아주셨으면 좋겠다.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할머니와의 추억과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 <나의 사랑스러운 할머니>. 읽으며 울컥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가끔 외할머니(친할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 엄마(아빠)와 함께 읽어도 좋을 듯 하다.#창작그림책#한국그림책#북극곰북클럽 3기*본 도서 리뷰는 #도서출판북극곰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