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시간에 졸지 말아야 할 이유 25가지
김대조 지음, 국민지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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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시간에 졸지 말아야 할 이유 25가지

 

 

 

: 김대조(초등학교 교사, 2008년 신춘문예에 동화 당선, 2007년 개정 교육 과정부터 초등 국어 교과서 집필 참여, 작품으로는 <숨바꼭질>, <우리 반 스파이>, <아인슈타인 아저씨네 탐정 사무소> 등이 있음)

 

 

그림: 국민지(일러스트레이터, <그래도 즐겁다>, <이웃집 통구> 등에 그림을 그림.

 

 

  우이글! 우이글! 우이글! 이 책에서 아이들의 유일한 멘토이자 국어 선생님이다. 책 속에서나 만나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아직까지 이런 선생님을 현실에서는 못 만나본 것일까... 아이들을 만나는 첫 날에 칠판에 적혀있는 글은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친구들과 와글와글 말을 많이 하고 있으세요였다. 아이들 입장에서, 학부모님 입장에서, 심지어는 학교입장에서도 좀 어리둥절할 수도 있는 위험한(?) 이 문장을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적어놓은 걸까요? No, No!! 바로 존경하지 않은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의 멘토 우이글국어 선생님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은 초, , 고를 불문하고 국어를 배우는 모든 학생들과 현존하는 국어 선생님들이 함께 읽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와 우이글 선생님의 지혜가 돋보이는 말이 가득했다. 아이도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면서 했던 말... “엄마, 우이글 선생님 같은 분이 우리 담임선생님 이었으면 좋겠다. 이 반 학생들이 부러워. 내가 우이글 선생님 반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시간이 흘러 어느새 엄마가 되었지만 학창시절엔 단 한 번도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고심해본 적이 없다. 국어, 수학, 영어, 과학, 사회 등 시험을 위해 무작정 암기만 할 뿐 각 과목들을 왜 배워야 하는지, 배워서 어디에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인지, 여러 주제에 대해 내 생각과 친구들 생각은 어떠한지 등등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또한 지금까지 살면서 만나본 선생님 가운데 이렇게 우이글 선생님처럼 우리들에게 간절히 진심을 다해 국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 학생들을 격려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배움의 태도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한 선생님이 있었던가 싶다. 비록 우이글 선생님이 가상 인물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왜 찾아보기 힘든 걸까?

 

  국어시간이 지루하기만 했던 그 때 그 시절, 우이글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났더라면 국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들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이런 선생님을 만나 친구들과 즐거운 토론을 하며 국어 공부뿐만 아니라 한글 사랑, 나라 사랑,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글이 시작하는 첫 페이지의 이야기도 너무 좋았지만, 요즘 한글을 아무렇게나 사용해 듣기 거북하게 만드는 사람들(너무 슬픈 현실이지만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욕설이나 비속어를 생각 없이 내뱉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이나 외국어(영어나 중국어, 일본어 등)에 밀려 한글의 소중함을 등한시하는 사람들이 꼭 마음에 새겼으면 하는 우이글 선생님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말과 글에는 그 나라 사람의 얼이 들어 있다. 얼은 사람의 생각을 지배하는 정신이야. 우리는 우리말과 우리글로 소통을 하고 생각을 하는데, 만약 우리말과 우리글이 사라진다면 그건 단순히 글자가 사라지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이 사라지는 거야.”

 

말과 글을 잘 보전하지 못한 민족은 결국 다른 나라에 자기 나라를 빼앗기게 된다. 아주 깨끗한 물이 담긴 물통에 아주 조금씩 더러운 물이 새어 들어온다고 생각해봐. 처음엔 모르겠지만, 결국 그 물 전체가 더러워지고 말아. 말과 글이 오염되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조상들이 목숨 걸고 지켜 낸 말과 글을 우리가 지켜야 우리 고유의 생각도 지켜 낼 수 있어. 다 같이 큰 소리로 외쳐 보자. 우리말 사랑은 나라 사랑이다.”

 

  이 글을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들 책을 읽었는데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2년 전에 일본의 오키나와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곳 사람들이 전혀 일본인처럼 생기지 않아서 물어봤더니 오래 전에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겨 지금 일본 말을 배우며 일본인으로 살고 있지만 오키나와 사람 대부분이 외국 사람들이 볼 때 자신을 일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스스로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유명한 관광지로만 알고 있지 사실은 아프고 슬픈 역사가 함께 공존하고 있었던 곳이었다.

 

  백성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오직 사랑하는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그 누구보다 한글을 연구하고 널리 알린 주시경 선생님의 뜻을 되새기며 국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국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 꼭 깨달았으면 좋겠다. <국어 시간에 졸지 말아야 할 이유 25가지>, 김대조 작가님의 동화는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다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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