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꽃

숲에 들어 비로소 나의 적막을 본다

저 가벼운 나비의 영혼은 숲의 적막을 날고

하얀 산수국, 그 고운 헌꽃이 내 적막을 위에 핀다

기약한 세월호, 기다림이 다하는 날도 오기는 오는 걸까

이름도 없이 서 있던 층층나무, 때죽나무도 한꺼번에 슬퍼지던 날

그리운 얼굴 하나로 세상이 아득해지던 날

내 적막을 위에 헌꽃이 하나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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