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민 이야기 - 유라시아 초원에서 디지털 제국까지
김종래 지음 / 꿈엔들(꿈&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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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는 이긴 자의 것이자 발달된 문자를 지닌 자의 것이다. 세계는 정착에 의한 문명을 이룬 자를 축으로 하여 역사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우리들은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도 유목민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지도 못했고, 그저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야만적인 사상과 성향을 지닌 자로 희미하게 인식했다. 하지만 세계는 어떠한가. 오염된 지구, 계속되는 경쟁과 치열한 다툼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하던가. 정착문명이 만들어 놓은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러한 안주와 멸망의 조짐들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인가. 인류는 거미줄과도 같이 끊임없이 뻗어있는 네트웍 망을 통하여 교류하고 세계, 우주를 향해 계속 진출하려 한다.

현대인들의 삶에도 계속적인 이동의 마인드가 체질화되어 있다. 이동이 잦아지자 휴대폰과 노트북은 인터넷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되고 있다. 이것은 바로 800년 전의 그들의 삶을 증오하고 경멸했던 우리가 결국 그들을 답습하고 있다는 징조가 아닐까. 우리는 역사에 대한 많은 관점에서, 그리고 타민족이나 인종, 타인의 지식에 대해 너무 자신의 틀에만 의존한 나머지 갇혀서 살고 있다. 이러한 사고와 문명의 틀을 깨지 못한다면 유목인 마인드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의 삶의 방식은 후손들에게 Network, 時-Tech, 테크노 헤게모니라는 유산을 생생하게 물려주었고, 우리들은 800년이 지난 지금 이를 답습하고 있다. 역참제를 통해 광대한 대륙을 아주 정교한 신경망으로 묶고, 국경의 개념을 없앰으로써 이미 지구촌 내지는 세계화의 시대를 열어놓았다. 레고식 사고는 다민족의 집단을 효과적으로 이끌면서 전리품의 공동분배를 통해 스톡옵션의 개념과 흡사한 ‘분배의 미’를 알았다. 그뿐이 아니다.

이러한 개방성과 네트웍적 사고 외에도 현대전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병참과 군수 업무를 유목민은 체득하고 생활화했다. 그것은 육포와 등자의 개발 등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갑옷을 없애고 말과 하나가 되며, 겔을 이용, 기동성을 보장하는 것은 이들의 속도 경영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개의 다리를 묶어 움직임을 둔하게 하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그것은 바로 현대인들의 심정이 아닐까. “시간을 잡아라!” 그 모토는 이미 800년전 칭기스칸을 통해 시험대에 올랐었고, 실험은 대성공임이 입증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時 tech적 행동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바로 테크노 헤게모니가 아니었을까 싶다. 기업경영에서 현재 가장 중요시되는 기술우위의 고품질 전략은 바로 테크노 헤게모니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겠다. 당시 신기술이 등장하면 그 영향력은 매우 강력해서 기술패권주의를 낳았다. 그것은 현대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결국 경영자는 기술가적 마인드를 갖추어야 하고 R&D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권력과 타협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식의 경영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칭기스칸 시대의 번성에는 유목인들의 위의 특징을 다 아우르고도 남는 결집된 큰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역시 ‘사람’이었다. 인간존중의 문화, 자연과 동물과 하나가 되는 융화의 문화는 오늘날의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기술과 전략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것은 결국 인간과 환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부도수표일 것이다.

너커르와 안다의 개념은 정착민들로 하여금 4준마와 4맹견의 호칭을 낳게 했고, 신의와 배신을 분명히 함으로써 자칫 균열될 수 있는 그들의 사회를 굳건히 다졌다. 인간에 대한 끝없는 신뢰와 윤리를 강조하는 그들의 삶의 방식은 어쩌면 정착민들의 썩은 모습보다 훌륭하지 않을까. 자신이 속한 굴레 내에서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헤집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나 개인이나 끝없이 자기계발과 성찰을 해야 할 것이다. 군에 있을 때 내겐 ‘자기계발 대표장교’라는 별명이 있었다. 이제는 유목인이 되고 싶다. 그들의 눈에, 목소리에 담긴 특유의 외로움의 그림자를 따라 끝없이 전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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