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 아름다운 우리 땅 그림 순례, 도원을 꿈꾸다 조선 땅을 만나다
이태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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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미술은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아예 그림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대학에서 시를 배우면서 그림과 시가 아주 유사한 점이 많다는 걸 발견하였고 더구나 조선 시대의 시인들의 삶을 알아갈 수록 그림도 차츰 좋아지기 시작했다.

 

일부러 미술관을 찾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면서인데 그림을 감상하면서도 정말 좋은 감상법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림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미술 감상을 서서히 배우기 시작했고 유홍준이 인용한 싯구처럼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태호의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를 읽기 전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 책은 완벽할 만큼 기대에 부응했다. 오히려 기대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수화라 하면 흔히들 자연의 경관을 보고 그린 그림이라고 알고 있다. 사실 산수화를 그린다고 하면서 중국의 산수화를 모방하여 그린 그림도 많다고 하는데 어찌되었든 산수화란 풍경 그림이다. 그런데 진경 산수화란 건 실제로 답사를 하며 그린 풍경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실제 풍경과 조금은 거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화풍에 따라 설명해 주기도 하여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나 재미있는 건 직접 사진을 찍거나 예전에 누군가 찍었던 사진을 보며 산수화와 실제로 비교 분석을 해 놓았다는 것이다. 특히나 겸재 정선의 그림이 실제 답사한 것과는 달리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그림을 그렸는데 실제 사진과 비교하여 정선의 그림을 소개한 부분은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풍경대로 그리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과감하게 벗어난 그림을 보니 풍경화도 어느 정도는 실제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도 결국은 상상력을 더한 창조 작품이란 것을 다시 확인해 본다.

 

이 책이 다소 전문적이라 조금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옛 화가들이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는지를 통해 화가가 본 우리 땅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 우리 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더하여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진과 그림을 자세히 비교 분석하여 그림을 설명하는 책을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미에서 기꺼이 일독을 권하며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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