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그 후, 어떤 코리안
류종훈 지음 / 성안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뉴스 속에서 탈북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잘 정착해서 살고 있는 줄 알았다. 사실 처음엔 귀순이라 해서 북에서 탈출하여 남한에 오면 그런대로 정착할 수 있게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기에 그렇다. 물론 한국 사회가 성숙한 곳이 아니어서 나름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어려움이란 건 결국 나와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사회나 어느 정도 차별은 있다. 이 차별의 출발은 바로 다름이다. 다르다는 것이 틀린 건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은 다름을 틀린 것으로 간주한다.

 

탈북 그 후 어떤 코리안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가 정말이지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죽하면 한국에 왔다가 난민을 신청하여 유럽이나 미국으로 갈까? 오히려 차별이 덜하는 사회가 그들에게 더 좋은 선택일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해 보았다. 먹고 살 길을 찾아 목숨 걸고 탈출한 사람들이 갈 곳 없어 떠도는 것을 볼 때 결국 세계를 움직이는 힘의 최고점은 자본이 아닐까 생각했다.

 

북한에서도 웬만한 사람이면 남한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느지 알고 있다. 물론 남한에서도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래도 북한보다야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극심한 나라에서 과연 북한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왕따 문제가 심심치 않게 언론에 등장하는 사회에서 음지의 차별성은 오죽할까.

 

책은 주로 탈북 난민들이 외국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왜 유럽이나 미국 혹은 캐나다를 선택해서 갈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인터뷰와 이야기를 한다. 주목할 만한 건 독일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는 것인데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다.

 

"요즘 만약 누군가가 '서독인이 진정한 독일인다'라고 말한다면 동독 출신들은 그 즉시 등을 돌려버릴 것입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상대조차 하기 싫다는 겁니다. 논쟁도 꺼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통일로 인한 문제가 해결된 듯 보이는 지금 독일의 현실입니다."(p.218)

 

우리도 언젠가는 통일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독일처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국가도 동독과 서독이란 보이지 않는 방벽이 여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나와 다름을 얼마나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 한국 사회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다름은 진정 틀린 것일까? 아니면 각자 나름의 장점을 가진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 나갈 수 있는 개체일까? 이 책을 통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한스 모드로프와의 인터뷰가 책에 실렸는데 이 글이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져야만 남과 북의 통일이 모두의 미래를 건설적이고 긍정적으로 바꾸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