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족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도 가끔 폼을 잡고 싶어한다. 사람의 인식 가운데 주목 받고 싶어하는 속성이 있다. 물론 이것이 폼과는 조금 다른 개념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일종의 성과와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있어야 함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박경리 선생의 뱁새족을 읽었다. 뱁새하면 우리가 흔히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을 먼저 떠올린다. 박경리 선생도 바로 이런 속담에 따라 우리 사회의 허위의식을 고발한다.

 

소설은 주인공인 유병삼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사람들 모두가 바로 자신이 가진 신분이나 상황보다는 더 높은 것을 꿈꾸며 살아간다. 즉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듯이 말이다. 소설의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이 시대 우리 모습과도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우리 역시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렸으니까.

 

지금 우리 사회도 마치 명품을 해야 뭐라도 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강남에 빌딩이 없고 그저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명품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그것도 모자라 적금까지 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뱁새족은 소설이 씌어진 60년대 뿐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도 귀기울여야 할 이야기다.

 

언제쯤이면 우리가 이런 허위의식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위해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소설이 마치 우리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뱁새족이 바로 나와 우리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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