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은 그 집에서 죽었다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사랑은 영원할까? 누구나 사랑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바라게 되는 건 영원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뇌과학에서 이야기 하기를 사람이 사랑을 시작할 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나오고 도파민은 길어야 3년을 지속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의 유효 기간은 3년이라지만 황혼을 지나 죽을 때까지도 아니 그 이상으로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인의 모습을 보며 영원한 사랑이란 없다라고 함부로 단정 지으면서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큐멘타리 사랑이란 프로를 보아도 그런 사랑이 있기에 여전히 이 이름은 거룩하고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은 그래서 아프고 아름답다. 사랑을 이루어서 혹은 사랑을 끝내 이루지 못해서 아름다운 것이다. 김형경의 내 사랑은 그 집에서 죽었다란 소설도 결국은 이루어지지 않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맹세했던 사랑은 그 순간은 영원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시간은 사랑을 영원 속에서만 가두어 놓지 않는다. 사랑에 날개라도 달린 듯 여기 저지 날아오르는 사랑을 보여준다.

 

소설은 현실 속에서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진실하게 담은 문학작품인데 이 소설이 비록 환상의 공간을 넘으며 등장인물로 사람이 나왔다가도 동식물이 나오기도 하며 현재에서 과거의 추억으로 또한 노트를 따라 지나간 시절로의 여행을 떠나는 모습들을 보이지만 명백하게 현실 속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쩌면 모든 사람이 한 번쯤 꿈꾸었을 환상적 사랑을 이처럼 잘 보여준 작품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린 사랑을 했거나 하거나 할 것이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비록 환상이라고 해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여전히 이 환상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결혼했다고 해도 현실은 사랑 보다는 그냥 살아가며 정을 쌓는다고 해도 사랑이라는 이름만으로 잠시나마 함께 했던 그래서 영원할 것 같았던 순간의 추억을 회상한다면 이것만으로도 사랑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비록 소설에서 사랑은 허무한 환상이라 해도 그 환상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 또한 의미있는 일이라 여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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