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에는 많은 사람이 세상에 정답이 있을 수 있다고 믿었다. 선의를 가지고 헌신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선악과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옳은 가시밭길을 선택하느냐 비겁한 안락함을 선택하느냐의 윤리적 결단만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명쾌하지 않았다. 지금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쉽게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좋은 의도가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옳고 그름을아예 생각하지 않거나 양극단에 서서 자기만
옳다는 독선에 빠져있게 되어버렸다. 한국사회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절망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먼 나라에는 지상낙원이 펼쳐져 있는 것처럼 믿는 이들도 있지만 현실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모든 사회는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고 나름의 특수성이 있다. 그대로 가져다가 베끼면 되는 정답 같은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