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느끼한 사랑편지에는 선생님이 쓰신 것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 문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려움과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동시에 주는 당신"이라고 쓰셨죠.
느끼한 와중에 이 문장이보석 같았습니다. 제게는 선생님이 바로 그런 상대입니다. 이 편지를 읽고 선생님이 저랑 절교할까봐 두렵습니다. 하지만 만약 답장을 주신다면 그때부터 우리는 더 좋은 우정의 세계에 진입할 것입니다. 그 가능성은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수신자가 확실한 서간문에서는 선생님이 어떤 발신자가 되실지, 아련하고 두루뭉술한 로맨스의 언어로 처리할 수 없는 편지를 과연 어떻게완성하실지 몹시 궁금합니다.
그건 그렇고 우리 사이에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 P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