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부터 도서관에 경계선 아동 관련 책을 모조리 신청하기 시작했다. 책이 없으면 신규 도서 신청도 했다.
대학원에서 모든 걸 배우는 것은 아니므로- 임상에 나오게 되면 치료사들은 보통 논문이나 서적에서 활동에 참고할 만한 것들을 찾는데(나랑 내 주위만 그럴 수도 있음), 경계선 아동을 위한 책들이 정말 너무 없는 거다. 내 아동은 ADHD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ADHD 활동집은 내 아동에게 너무 어려웠다. 게다가 내 아동은 기초선 파악이 너무 안 되는 친구여서(기분이 좋을 때, 나쁠 때의 행동이 매우 다르고, 감정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았다) 수준을 파악하기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매 회기 수준을 낮추고 높이고 낮추었다가 다시 올리고 낮추기를 반복했었다. 물론 아이들마다 각자 강점이 다르고, 필요한 부분이 다르지만 정말 이렇게 오래 걸리는 아이는 처음이었다. 나는 정말 자주 울고 싶었다ㅠㅠ. 일주일 내내 고민해서 목표를 짜왔는데… 또 다시?! 오늘은 어떻게 반응할지 너무 막막해서 출근길이 갑갑했다.
그런데
서평을 신청하고 수령해서 읽으면서 이 책에 내가 몇 개월간 고민했던 부분들이 너무나도 또렷이 써 있는 것을 보면서 안도감이 들었다. 아동의 그런 반응들이 내가 개입을 잘못 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 흑흑. 나 임상 잘못하고 있는 거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