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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규 평론선집 ㅣ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평론선집
고석규 지음, 남송우 엮음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5년 7월
평점 :
1950년대 문학은, 그 중에서도 비평은 일반 독자들과 먼 영역일 것이다.
평소 주로 시와 비평을 즐겨 보고 공부해 온 가운데 이번에 지만지에서 펴낸 대표 평론가 선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자료
확정부터 쉽지 않을뿐 아니라 1차 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평을 제대로 독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선행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석규 선집에 실린 첫 번째 글 <여백의 존재성>은 본격적인 비평이라기보다 꿈많고 고독한 문학청년의 아름다운 수필에 가까웠다.
매력적인 문체에 개인적인 사색이 묻어나고 있어 고석규라는 젊음에 다가가는 데 가장 좋은 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주목되는 글은
가장 긴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시인의 역설>이다. 김소월, 이육사, 이상, 윤동주 등 대표적인 시인들에 대한 밀도 높은 비평이다.
전체적인 글의 맥락이나 논리가 난해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1950년대에 20대의 젊은이가 이 정도의 분석적인 비평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문학사상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실존주의와 신비평으로 대표되는 당대 비평의 흐름과 함께 전후문학의 한 줄기를 형성했던 문학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고석규 이외에도 평소 잘 들어보지 못한 평론가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텍스트들을 그러모아 의미있는 기획을 시도해주신 지만지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