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탐구 생활
게일 피트먼 지음, 박이은실 옮김 / 사계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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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말 미투 캠페인으로 촉발된 젠더에 대한 고찰 및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자 하는 운동이 이렇게 활발했던 적이 있었을까? 요즘과 같이 양성평등에 관한 화두가 이렇게 뜨거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된 동기는 한 학생이 “페미니즘이 뭐에요?”라고 물었을 때, 바로 대답해주지 못하고 어물쩍 양성 평등에 관한 주장하는 이야기라고 두루 뭉술 대답을 해주었던 기억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은 분량에 놀랐지만, 목차를 한 번 훑어보니 내가 궁금할만한 이야기가 가득 들어 있어 흥미로웠다.

 

「페미니즘 탐구생활」 이 책을 남자가 썼다는 점에서 대단히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는 페미니즘 관련 소설이나 작품은 여류 작가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꼼꼼하게 정리한 A부터 Z까지 편집했다는 점에서 놀라웠으나, 이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번역상의 노력도 보였다. 번역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첨가하여 친절하고 자세하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점 또한 좋았다.

 

이 책을 읽다보니, 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법과 사회’ 과목에서 배웠던 참정권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이번 미투 운동만이 남녀 성평등을 위한 운동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벌써 그 이전부터 그러한 운동이 펼쳐지고 있었다는 데에서 배우고도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오르게 해주어서 반가웠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권리를 누군가는 그것을 힘들어한다는 문구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지금은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선거권이지만, 이를 획득하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보았을 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누군가의 노력으로 인해 세상이 변하는 구나라는 당연한 진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알라딘’이라는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어릴 적 내가 아침마다 텔레비전 속에서 만났던 쟈스민 공주와 다른 영화 속 공주의 모습을 보며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알던 쟈스민 공주는 진취적인 성격이었지만 술탄이라는 지도자 자리는 생각하지 않고, 공주라는 입지로서 멋진 신랑감인 알라딘과의 사랑이 인생의 목표로 보였었다. 오늘날 영화 속 쟈스민 공주는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깨트리고, 자신의 권한을 되찾으며 더불어 지도자 자리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나 두 작품이 다른 이유는 바로 성인지 감수성에서 그 차이를 찾아 볼 수 있다. 성인지 감수성이란 성별간의 불균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 일상생활 속에서의 성차별적 요소를 감지해 내는 민감성을 말하며,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해 낼 대안을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박문각 시사상식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누구나 고정된 성 역할에서 벗어나 성적인 차이나 차별이 아닌 개개인의 특성과 특색의 차이로 점차 사람들의 이해의 폭이 다변화해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면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내 개인적으로는 ‘페미니즘’이란 사람들을 불편하게 화두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잘못된 나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은 사계절 교사 서평단 활동으로 지급받고 읽고 올리는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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