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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규리
박철민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0년 6월
평점 :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20/07/02/15/jejclinic_9983854715.jpg)
놀이공원이나 동물원이 훨씬 잘 어울릴 것 같은 규리가 미술관에 갔다. 초등생인 우리 집 아이들도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마다 설렁설렁, 대충 휘리릭 지나치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전문가도 아니면서, 또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아이들을 작품 앞에 붙들어 세운다.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설명을 듣는 것도 아니다. 듣는 둥 마는 둥!
동물을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는 규리 덕분에 앞으로 우리 아이들도 민화의 매력에 푹 빠질 것을 기대하며, 책 속으로 풍덩 빠져보련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20/07/02/15/jejclinic_7899303427.jpg)
규리 엄마가 동생까지 업고 미술관에 갈 정도라면 아마 이쪽 계통의 전공자이거나 과거에 이런 일을 했거나 둘 중 하나이지 않을까? 엄마 손에 이끌려 뒤따라가고 있는 규리의 모습에서 가기 싫은 듯한 규리의 마음도 살짝 보인다.
게다가 지인들과 만난 엄마는 미술 감상도, 규리에게도 관심이 없다, 오히려 업혀 있는 동생이 규리가 신경 쓰이는지 고개를 돌려본다.
심심하고 따분하던 차에 규리는 전시된 동물들을 만나게 된다. 엄마와는 달리 동물들의 눈길이 온통 규리에게 쏠려 있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동물들이 규리 앞에 떡 하니 나타났다. 규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같이 놀자는 동물의 등에 올라탄다.
어디로 데려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을 완전히 맡겼다. 별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아니 재미있는 시간이 되어야 할 텐데, 엄마가 걱정하지 않아야 할 텐데...눈여겨보고 있던 동생이 대신 잘 말해주겠지? 업혀 있는 어린 아이라서 말을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 .....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재미있게 게임을 하면서 놀았다. 민화라서 그런지 놀이가 씨름, 말뚝 박기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20/07/02/15/jejclinic_8502760785.jpg)
다들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런데 규리는 어디에 있나? 주인공이라서 눈에 띄는 곳에 있을 줄 알고 찾았는데....
실컷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규리를 배웅하러 나온 동물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아무래도 조만간 규리가 엄마를 졸라 또 올 것 같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무심하게 그린 듯한 그림이 화려한 듯 화려하지 않은 듯하다. 동물들도 자세하게 그린 듯 그리지 않은 듯 하고, 그림이 소박한 것 같으면서도 세련돼 보인다. 장면마다 흑백과 컬러가 조화를 잘 이뤄 그림과 책의 내용에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미술관을 나서는 규리와 동생은 뒤를 돌아보지만 엄마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누가 충분한 감상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