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를 바꾸는 착한 특허 이야기 ㅣ 세계를 바꾸는 착한 이야기
김연희 지음, 성영택.송영훈 그림, 한태현 자문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6월
평점 :
<세계를 바꾸는 착한 특허 이야기>에는 특허를 포기한 10명의 과학자들이 나온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을 해봤다. 만약 나라면 많은 시간을 고생해서 어렵게 만들어낸 기술을 포기할 수 있을까?....
착한 특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 텐데, 특허 받지 않았는지, 가족들과 친구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그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도 궁금하다.
특허를 내기도, 받기도 어렵다는데 무슨 생각으로? 많은 비용이 들었는데, 본전 생각은 안 났을까? 혹시 나중에라도 후회한 사람은 없었을까?
월드 와이드 웹을 개발한 팀 버너스리는 특허를 등록해 기업들과 개인들에게 사용료를 내게 하면 일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 공유를 통해 더 공평한 사회를 만들고 싶어서 특허를 포기한다. 이런 버너스리를 친구는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우리는 자유롭게 월드 와이드 웹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웹 개방으로 개인 정보가 무단으로 유출되고, 창작물을 몰래 훔쳐가는 일이 생겼다. 안타깝게도 이상한 영상과 불법 정보도 웹에 떠다니고 있다. 그래서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게 특허를 내라고 한다. 그럴 듯한 생각인 것 같은데, 장애인들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버너스리의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부럽다.
3점식 안전벨트는 볼보 자동차 소속의 닐스 볼린이 만들었다. 특허를 내게 되면 회사도 많은 돈을 벌게 되고, 개발자에게도 특허료에 따른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엥겔라우 대표가 안전벨트는 사람을 구하려고 만든 것이지, 돈을 벌려고 만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허권을 풀어주게 하려는데, 임원들의 반대가 심하다.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임원들이 수긍하도록 설득하는 엥겔라우 대표의 기술이 대단하다.
안전벨트는 평소에는 잠금장치가 잘 풀리는데, 사고가 발생하면 잠금장치가 풀리지 않게 하는 장치가 있단다. 관성의 법칙을 이용해 만든 장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안전벨트를 꼭 매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으니 볼보 자동차의 안전벨트 특허 개방으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겠다. 앞으로도 쭈욱!
단순한 연결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돈을 받고 팔면 엄청난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리눅스 운영 체제를 개발한 리누스 토르발스는 해커들의 도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에 동참한다. 리눅스를 사용한 사람은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도 모두 공개해야하는 것이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이다.
리눅스는 어떤 프로그램과도 충돌하지 않기에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IT 기업에서도 유명해졌다. 스티브 잡스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한다.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도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얼마나 다행인가!
무역 박람회에서 리눅스는 해커 정신과 자유 소프트웨어 정신으로 계속 리눅스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약속한다. 멋지다. 참고로 과거의 해커들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하니, 지금의 해커들과는 완전 의미가 다르다고 봐야 한다.
교류 전기를 개발한 니콜라 테슬라 덕분에 외딴 섬과 두메 산골짜기까지 전등을 밝힐 수 있게 되었다. 한 순간도 깜깜하거나 어두운 것을 못 참는데, 참 고마운 일이다. 사실 이 특허는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에 밝은 빛을 주고 싶은 마음에 특허를 포기하면서 또 다른 것을 개발해서 특허를 받으면 된다고 말한다. 큰 그릇이다. 감동적이다.
직류는 손전등, 건전지, 휴대폰 배터리에 주로 사용하고, 교류는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등 전원을 꽂아 사용한다.
좀 더 알아볼까요? 라는 코너에서는 유명한 에디슨과 테슬라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벌어진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건설될 수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직류로 보낼 것이냐, 아니면 교류로 보낼 것이냐에 대한 싸움이었다. 치열하고도 긴 싸움이었다. 과연 누가 이겼을까? 어떻게 이겼을까? 궁금하다면 153쪽을 읽어보면 된다.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과학자란다. 평생에 한 번도 못 받고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못 받은 나라들도 많을 텐데....
방사선이 살균과 멸균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식품, 약품, 화장품, 인스턴트식품, 고문서, 문화재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방사선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런데 우리 몸에 괜찮을까? 걱정도 된다.
아두이노를 개발한 마시모 반지 덕분에 드론도 로봇도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단다. 평범한 사람들이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일반인들이 자동차, 휴대폰, 청소기도 만들 수 있는 세상!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아두이노가 유행하자 세상에 없던 물건들이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단다. 그렇다면 아두이노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하다면 185쪽을 살펴볼 일이다. 마시모 반지의 아두이노를 다룬 부분은 꼼꼼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
큰 감동과 존경을 부르는 인물들을 한 자리에서 10명이나 만나는 일은 행복한 경험이었다. 착한 특허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떤 세상을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는 도서다. 그리고 특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라서 특허에 관심 있는 어린이라면 누구라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