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유령 고스트 X파일 1
J. X. 애번 지음, 왕형원 그림, 남진희 옮김 / 풀빛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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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 미디어에서 출판한 고스트 X 파일 첫 번째 책, <모바일 유령>이라서 그런가? 흘러내리는 파란색 글자만으로도 으스스하다. 그런데 인물 사진이 책 내용과 일치하는 인물로 묘사하든지 아니면 눈과 이빨을 조금 다르게 표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래도 스페인 아동 청소년 도서협회가 뽑은 최고 작품선이란다. 주인공 키코를 부들부들 떨리게 하는 강렬한 공포물이라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덩달아 떨리지 않을까? 스마트 폰 안에 괴물이 잠들어 있다는 설정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것 같다.



 

 

 

 13살 키코는 발레리아만 만나면 못된 장난을 친다. 좋아하나? 아니면 진짜 싫어서? 싫다면 왜 싫어하는 거지? 지나친 장난은 폭력인데...

 

발레리아는 왜 확실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매번 당하는 걸까?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지! 발레리아 부모님은 이 사실을 모르시나? 괴롭힘 당할 때 반 친구들도 봤을 텐데 왜 다들 가만히 있었을까? 진정한 친구가 하나도 없나? ....

 

딸이 피해 당한다는 사실을 부모님이 알게 되면 얼마나 속상하실까? 키코 때문에 발레리아는 얼마나 괴로울까? "장난으로 던지는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을 수도 있다" 는 말이 생각난다.

 

 

 

키코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현실 세계와 달리 ‘트롤의 왕’이라는 닉네임으로 엄청난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키코가 SNS에서는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삶을 선물해 준 인터넷 가상공간이 키코에게는 바깥 세계로 열린 비밀의 문 같기도 하다. 현실에서 찌질한 키코를 가상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게 해 준다.

 

단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곳을 가고,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들도 먹을 수 있다는 거짓말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다. 인터넷 공간에서 서슴지 않고 악플을 달아 같은 반 친구를 놀리기도 하면서, 허세를 부리는 이중생활을 하는 이유가 장난삼아 재미로, 단순히 관심받기 위해서란다. 키코가 불쌍하기도 하고, 참 한심하다. 

 

 

 

키코가 스마트 폰을 켰다. 그런데 프로필 사진이 없다. 해킹을 당했다. 누가 사진을 지운 걸까? 어느 날 자신의 프로필 사진이 현실세계에 들어와 키코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한다. 학교생활도 대신하고, 아들 노릇도 대신하고, 키코가 했던 나쁜 짓을 그대로 아니 더 심하게 하면서 돌아다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부모님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짜 키코를 왜 못 알아보시는 걸까? 똑같은 사람이 동시에 두 장소에 나타날 수 있을까? 꿈인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점점 키코의 삶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다가는 곧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 판이다. 

 

 

누군가 자신의 삶을 빼앗으려는 존재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들도 나를 못 알아보고 가짜를 자신이라고 여긴다면? 답답할 노릇이다. 아무리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환장할 노릇이다.

 

 

 

갑자기 옛날 이야기가 생각났다. 주인공이 던져준 손톱과 발톱을 먹은 후 집주인으로 둔갑해 결국 집주인을 쫓아내는 <쥐 둔갑 타령>과 수일이의 손톱을 먹은 쥐가 수일이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하여 수일이를 곤경에 빠뜨리는 <수일이와 수일이>도 생각난다.

 

 

 

두 주인공들이 가짜를 물리치는 과정들을 묘사한 장면들을 읽어가다 보면 심각한 사건 사고들이 많아서 심장이 두근거리게 된다. 손에 땀을 쥐게도 한다.



  

 

 

키코는 자신이 곤경에 처한 후에 역지사지가 된다. 그동안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드디어 알게 된다. 발레리아의 입장이 한 번도 되어 본 적이 없었기에 재미로 한 행동들에 뒤늦은 후회를 한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도 인터넷 상에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거리낌 없이 남을 욕하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머지 상대방이 얼마나 가슴 아플지, 얼마나 고통받을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키코처럼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반성할 일이다.

 

 

 

키코처럼 온라인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어가 잘 안 될 경우, 이제는 머리가 컸다고, 당근과 채찍이 별 효과가 없다면,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오싹한 재미와 교훈을 주는 <모바일 유령>을 꼭 읽히라고 권하고 싶다.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고, 스릴 있는 동시에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에 읽기 적절한 도서다. 만약에 책을 다시 출판하게 된다면 가끔 나오는 오자를 수정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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