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림은 참 우유부단한 인물입니다. 진우를 좋아하지만 고백은 못하겠고, 마음을 숨기고 계속 마주볼 자신도 없어서 군대로 도망치듯 입대해버리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첫사랑 진우에게서 벗어나질 못하고 허우적 거립니다. 진우에 대한 미련 때문에 6년이나 함께한 유석과는 진지한 연애가 아닌 파트너 정도의 어정쩡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참 이기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차라리 지금이라도 진우에게 속시원하게 고백하고 사귀든 차이든 결론을 보고 마음 정리를 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삼킨 호림의 사랑도, 갑자기 사라져 버린 호림을 잊지 못했던 진우의 사랑도 안타까웠습니다. 처음부터 둘이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고백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지만 지금은 왠지 다 알면서 호림 곁에 있는 유석이 가장 안쓰러웠습니다. 왠지 겉도는 세 사람의 사랑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합니다.
여행지에서의 원나잇이었고 상대방의 이름도 나이도 몰라서 막막했던 태영에게 인연인지, 운명이었던건지 잡지에 실린 규원을 발견하고 규원을 스토킹하는데, 태영이 스트레이트라 멀리하려는 규원과 무조건 직진으로 덤벼드는 태영의 연애 이야기가 유쾌하고 재밌게 그려집니다. 특히나 태영이 처음에 규원을 먹는 걸로 꼬시는게 너무 귀여웠는데, 연하인 규원은 반말을 하고 연상인 태영은 존대를 하는 등 겉만 보면 규원이 대형견같은 태영을 조련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규원이 태영에게 은근히 휘둘리는게 보여서 재밌었습니다. 가볍게 읽기 좋은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