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인 송연화가 홍콩 마피아 대부의 외동딸로 조직을 이어받을 하나뿐인 후계자라는 설정이 흥미로웠습니다. 몇년전 상대 조직인 태릉파의 습격을 받고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숨기고 대신 총을 맞고 죽음을 맞이한 오빠 송연호에 대한 기억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던 연화가 오빠 연호의 기일에 우연히 익사할 뻔한 남자인 지석현을 구해주게 됩니다. 여주가 약혼자도 있으면서 석현을 오빠와 겹쳐보며 끌리는게 좀 이해가 안가지만 석현이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으니 반할만 하다고 치더라도 조직의 보스가 될 인물이라고 하기엔 연화가 너무 철없는 행동을 하는게 차기 보스다운 느낌이 안들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냉철하게 조직을 이끌면서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으면서 석현과 불같은 사랑을 한다면 좀 더 멋져보였을텐데 그냥 철없는 부잣집 아가씨 정도의 캐릭터라 안타까웠어요. 뭔가 억지로 끼워맞춘듯 뻔하게 흘러가고 갈등이나 사건이 생각보다 너무 쉽게, 갑자기 해결되버리는 등의 전개가 좀 아쉽지만 그래도 둘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마무리 되서 나름 재밌고 좋았어요. 가볍게 읽기 괜찮았습니다.
남주인 다비드라는 캐릭터가 정말 독특합니다. 아무리 첫눈에 반했다지만 자신을 소개하고 다가가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신을 모르는 여자에게 그냥 다가가 무턱대고 키스를 하며 상대방을 놀라게 하는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남자들은 이런걸 박력있고 멋지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당하는 여자 입장에서는 완전 고소감인데... 어쨌든 이후에 여주와 남주는 사장과 부하직원으로 다시 만나게 되고 또 다시 키스를 하는 개념상실 남주... 진짜 현실이라면 직장내 성추행으로 고소하기 딱 좋은 저질 상사입니다. 하지만 여주가 이런 남주를 받아주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연인이 되는 이야기로 흐르는데 시작부터가 불안하더니 남주가 너무 개념이 없습니다. 잘생기고 돈 많고 능력있으면 모르는 여자한테 저렇게 들이대도 된다고 생각하는건지 이해가 안가고, 기습 키스도 모자라 계속 당하고 있는 여주가 결국 남주를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화가납니다. 역시 첫 시작이 맘에 안들어서 그런지 계속 이어지는 씬이 왜 이렇게 아름답지 못하게 느껴지는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성추행이 범죄로 마무리 되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이런 남주가 주인공인 로맨스물은 그다지 보고 싶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