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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악마 서정시학 시인선 218
김우 지음 / 서정시학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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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치킨과 악마‘라는 낯선 조합이 불러일으키는 의문. 흥미로운 의문으로 시작해 해답을 찾을 무렵엔 먹먹한 여운이 남는 시로 가득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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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돼지만이 살아남았다 - 축산업에서 공개구조 된 돼지 새벽이 이야기
향기.은영.섬나리 지음 / 호밀밭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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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경악할 현실에 맞선 경이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인간들이 규명해 놓은 축산동물이 생명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곳은 공장식 사육장과 도살장 뿐이라니! 폭력의 정수로 내몰린 축산동물의 현실을 현장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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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장자 - 현대인을 위한 동양 고전 3
김정빈 지음 / 두산동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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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주 어렸을 때, 장자니 공자니 하는 그런 사상에 대해 전혀 모르던 그 시절, 푸세식 변소에 앉아 응가를 누우며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응가를 더럽다고 말하지만 이 응가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식량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사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응가 밑엔 희멀건 구더기들이 꾸물대고 있었기에, 그들을 염두에 두고 한 생각이었다.

  시골에서 자라, 산에 들에 뛰노는 동물이나 집에서 기르는 가축 그리고 야생식물과 농작물 같은 동식물에 친숙한 삶을 살았던 내게 구더기 역시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동등한 존재로 인식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구더기가 더럽게 여기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인 내 입장에서 그럴 뿐이지 생명은 소중하다는 입장에서 볼 때는 다같이 귀한 목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맥락에서 그들의 먹이인 응가가 꼭 더럽다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는 뿌리 깊은 유가 사상 속에서 살고 있었기에 내가 했던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하면 '똘아이' 취급을 당하기 일쑤였다. 사람은 귀한 것이고 구더기는 더러운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구별하는 마음'이 나는 싫었다. 그리고 분별심이 싫은 마음은 사람과 사람을 구별하는 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공부 잘 하는 아이가 돋보이는 것은 못 하는 아이가 있기 때문인데 사람들은 잘 하는 아이만을 높이 평가하고 못 하는 아이는 없신여기는 것도, 나는 못 마땅했다.

장자라는 존재를 알고 나서부터 그 철학적 깊이도 모르면서 자꾸만 장자에 빨려들어 여러번 읽기를 시도한 것은 내가 바로 장자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노자, 장자 철학책을 이것저것 읽었지만 명쾌하게 정리되는 것은 없었다. 이해하기엔 내 사고력이 부족한가 싶어 자책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명료하게 잡히는 것이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 '만화 장자'를 읽으면서 장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었다. 물론 내 방식대로의 해석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장자가 말하는 '도'란 바로 '완전한 자유'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물욕, 명예욕, 권력욕 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때 그래서 자신이 하는 행위 자체가 목적이요 즐거움일 때 인간은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 완전한 자유를 위해서는 '본성'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축축한 흙속이 좋은 지렁이에게 에이스 침대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본성대로 그들의 적성대로 살게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각자의 색깔대로 사는 것에-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다 행당된다.-어떤 평가도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들의 본성대로 자유롭게 살았으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따라서 유가적인 입장에서 군자니 충신이니 효자니하며 그렇지 않은 사람과 구별하는 것은 인위적인 것이고 인위적인 것은 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입장이 아닌 각자의 입장에서, 구별이 아닌 하나라는 입장에서, 인간만이 아닌 우주만물의 입장에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생명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입장에서 볼 때 장자의 사상은, 상대주의를 중요시 여기며, 개인의 인권뿐만 아니라 만물의 생명권을 모두 중요시 여기는,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사상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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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2007-11-0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자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선뜻 읽겠다고 덤비기에는 왠지 어려운 책인 것 같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님의 글을 보니 꼭 이 책을 사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화로 보는 것도 좀 꺼려지긴 했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수준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장자와 현대의 문제를 연결시킨 점 잘 읽었고 저도 님의 해석을 따라 천천히 정독해 보렵니다^^

가을남자 2007-11-08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부터 생각이 많으셨네요. 변소에서의 명상(?) 부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부디 노장철학을 통해 곤과 붕새같은 큰 자아를 길러내시길 바랍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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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왕사신기'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불의 여신인 주작이 아이를 잃을 위기에 처하자, 분노가 폭발해 흑주작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이 소설 '연애소설 읽는 노인' 의 암살쾡이가 벌이는 행각을 보면서 나는 문득 흑주작을 떠올렸다.

암살쾡이도 불의 여신도 여자도, 어미로서 자식을 잃을 위기에 처하면 똑같이 분노한다. 인간만이 다양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 소설 속의 암살쾡이는 인간의 이기심에 분노한 '자연'을 상징하리라. 인간이 아무리 훼손해도 자연은 언제나 말없이 인간의 만행을 수용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지구 온난화, 조류 인플류엔자, 거대한 태풍 피해 등이 자연의 분노를 보여주는 사례들일 것이다.

전세계가 자본주의의 물결에 휩쓸리고 있다. 자본주의의 궁극적 목적인 '자본축적'을 위해 인간은, 자본가이든 노동자이든, 쉼없이 각자의 욕망을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잠시만이라도 욕망의 속도를 늦추고 삶의 본질을 생각해 본다면 결국 인간도 자연일뿐이라는 진리를 깨달을 것이다.

똑같은 연애소설을 최대한 느리게 읽고 또 읽으며 눈물을 흘리는 소설 속의 노인처럼 우리 역시 욕심을 버리고 잃어버린 감수성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인간인 우리도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며 우리의 모태인 자연도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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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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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주위의 친한 벗들에게 '월든' 예찬을 들은 것은 벌써 10년 전이다.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월든, 월든'할까라고 궁금증만 안은 채 사서 읽지는 못 하다가 드디어 책을 산 것은 약 2년 전이다. 사자마자 몇 페이지 들추다가 이래 미루고 저래 미루다 드디어 오늘 이 책의 485페이지를 넘기고야 말았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외친다면 상당히 오바겠지...... . 하지만 방금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다 덮고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속으로 그렇게 쾌재를 부르고 있다.

나는 항상 근심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환경문제 때문에 늘 마음 한 구석이 개운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인지 나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새 한 마리도 그저 하나의 자연물이라고 여기기보다는 우리와 함께 살아야 할 동반자로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어디서 큰 산불이 났다더라 하면 인명 피해나 경제적인 손실 때문에 마음 아픈 것이 아니라 나무와 잡풀과 날짐승들과 같은 그 숲의 주인들이 화마에 목숨을 잃고 다치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나의 근심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물이 그 생명력을 잃어가는 것이 저 대기가 희부애지는 것이 다 근심걱정이어서 속으로 '어쨔쓰까, 어쨔쓰까~~잉'하며 혀를 쯧쯧 차기 일쑤이다.

이렇게 늘 근심걱정에 시달리면서도 나는 이것들을 해소할만한 어떤 실천도 하지 못 하고 살았다. 자연이 좋아 한 달에 서너 번씩은 산에 다니면서도 식목일에 맞추어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가루비누를 풀어 세탁기를 돌리고 날마다 샴푸를 한다. 어디 그뿐인가? 될 수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노력하지만 점점 더 자가용의 안락함을 예찬하는 쪽으로 기운다.

나는 이렇게 문명의 이기에 길들여진 삶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 하고 근심걱정만 하며 아무런 실천도 못 하는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

이 책의 존재를 안지 10년 만에 드디어, 기어이 읽어내고 말았듯이 언젠가는 기어코 친환경적인 삶을 위한 실천을 하고야 말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월든'을 선택한 소로우의 용기가 부러웠다. 한 번 타협하면 결국은 그 타협 속에서 맴도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젠 옴쭉 달싹 못 하며 문명의 이기 속을 허우적거리고 있는 내 모습과 대조적이어서 말이다.

삶의 본질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삶이 어떤 것인지 금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받는 지금,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한 소로우의 삶이 주는 메시지야 말로 우리 인류가 추구해야 할 미래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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