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랄의 거짓말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2
이르판 마스터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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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문화와 삶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서 언젠가 한번쯤은 인도로 여행을 떠나보고 싶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며 땅덩어리 역시 어마어마하게 크다. 하지만 그보다 내겐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현지 사람들이 제일 매력적으로 다가 왔다. 그래서 그런지 소년의 모습이 박혀 있는 이 책의 표지 역시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인도 역사의 바탕을 배경으로 한 ‘빌랄’ 이라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어머니는 오년 전에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암 투병 중에 있으며 그리고 형 역시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집에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 상황, 이러한 아픔들 때문에 많은 상처가 있는 소년이다. 영국의 식민지를 벗어나 독립을 하게 된 인도는 힌두교와 이슬람교, 두 종교의 갈등으로 인해 나라가 분단될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그 상황을 빌랄은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기로 한다.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다. 인도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 ‘빌랄’ 이라는 소년이 암 투병 중에 있는 아버지의 병세가 더 악화 될까봐 걱정되어서 하게 된 선한 거짓말이다. 빌랄의 친구들 역시 물심양면으로 빌랄을 돕게 된다. 아버지를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말이다. 나중에는 가짜 신문까지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빌랄을 보면서 나는 거짓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거짓말에는 누구나 생각하듯이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선한목적이냐 아니면 그렇지 않느냐로 나뉜다. 선한 거짓말은 과연 정당한 선 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난 아직도 그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고 있지만 때론 선한 거짓말도 필요하다고는 생각하는 입장이기는 하다. 어쨌건 빌랄 역시 선한 거짓말을 하였지만 마음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선한 거짓말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역시 거짓말이기 때문에 죄책감이 조금이나마 들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종교의 분쟁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인도는 파키스탄과 인도로 나뉘게 된다. 남과 북으로 나뉘게 된 우리나라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조금이나마 빌랄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또 그 아픔도 덩달아 느낄 수가 있었다. 사람마다 생각이 조금은 틀리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북한과 화합하기를 원하고 여전히 통일을 소망하고 있다. 지금의 인도와 파키스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종교로 인한 분단이 우정까지 갈라놓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진실 된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빌랄의 이야기를 통해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였다. 그런데 그 중에서 유독 깊은 마음속 어딘지 모를 그곳은 왜 이리 시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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