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식회사 히어로즈
기타가와 에미, 추지나 / 놀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의 작가 가타가와 메이는 데뷔작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로 일본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으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두 번째 소설인 ‘주식회사 히어로즈’도 소소하지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들을 위로하는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은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던 직장인 슈지이며, 히어로즈라는 회사를 소설의 중심배경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작가는 직장인에 대한 관심이 높구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보았다. 전작에 이어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돋보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슈지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히어로즈라는 수상쩍은 회사에 입사하게 되는 이야기로 펼친다. 슈지는 20대 후반의 남성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 자신만 제자리 걸음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주목받거나 미움받고 싶지 않아 하고 싶은 말은 꾹 누르고 사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이 본래 슈지의 모습은 아니다. 금융회사를 다시며 좋은 동료들, 귀여운 여자친구와 함께 순탄한 인생을 살던 슈지는 어느날 버스에서 치한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 진범은 잡혔지만 여자친구와 직장에서는 냉정한 태도로 슈지를 외면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직장도 잃고 버스만 타면 발작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억울하기도 했지만 결국 누구의 신뢰도 받지 못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며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슈지의 사연을 들었을 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슈지라면, 내가 슈지의 여자친구라면, 내가 슈지의 직장 상사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소설에 나온 모습대로 생각하고 행동했을 것만 같다. 슈지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또다른 방식의 해결책은 생각나지 않는다. 이때 슈지의 이야기를 들은 동료 미야비는 이렇게 말한다. “슈지 씨가 신용 받지 못한 것이 아니에요. 슈지 씨 주변 사람들은 다들 생각하기를 포기한 거예요, 인간은 휩쓸리는 동물이죠.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의견이 많은 쪽으로 흘러가요. 그러는 편이 편하니까요. 슈지 씨의 예전 애인도 상사도 다들 휩쓸린 거예요......” 마치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깊이 생각하기 싫고, 더 고민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비난받고 싶지 않아서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남들에게 휩쓸리는 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거라고. 이 부분을 읽고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나는 그동안 심사숙고 한다는 핑계로 잠시 결정이 미루어둔채 사람들이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하는지 염탐하여 결정을 내리기 일 수였다. 왜그랬을까? 20대 초반에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몰라 의견이 더 많아보이는 쪽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잃고 싶지 않고, 튀고 싶지 않아서 그러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싶거나 더 옳은 일이라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남들이 대부분 선택하는 것은 큰 위험요소가 없으니까... 그러나 이러한 선택은 생각하기를 포기한 비겁한 선택이었으리라. 생각한다는 것, 고민한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생각하고 오롯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 후 선택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중요할 것 같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진짜 히어로는 늘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쇼지가 매미를 잡을 수 있도록 용기를 주었던 할아버지나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응급처지를 하는 행인, 자신이 가진 손수건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용기있는 초등학생 등등 우리의 일상 속에서 용기를 내는 모두가 히어로다. 또한 히어로를 만드는 방법은 서로 사랑하고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내 편이 있다는 것은 힘을 낼 수 있게 해주고, 히어로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우리의 소소한 용기를 응원해주는 소설, 그리고 서로 힘이 되어 서로의 히어로가 되라고 말해주는 따뜻한 소설이었다.
+덧) 평점 : ★★★
+덧)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