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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관하여
정보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8월
평점 :
김초엽 작가님의 추천사를 보고 이 책을 알게 되었다.사이비종교에 얽힌 폭탄테러로 시작되는 소설이었는데 단순한 흥미를 가지고 읽기에는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는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결국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정독해야했다..
결국 고통을 차단한 세상도 유토피아는 아니었고 세상에 그 외의 문제들도 얼마든지 산재해있으며
오히려 고통이 배제된 사회라서 이를 다시 되돌리고자 하는 움직임과 이를 부추기는 자본세력까지 그려냈다는게 현실적이었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슴아팠다.
고통을 삶의 의미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삶이란 어떤 삶일까. 내면의 고통과 물리적인 고통의 비교나 수치화 여부는 차치하고, 단순히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여 합리화하거나 성찰하려는 시도를 해보는 수준이 아닌 삶의 의미로서 고통을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삶을 사는 사람이 통상적인 행복이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교단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실제 존재하는 사이비종교단체의 사람들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내가 아는 사이비의 궁극적인 목표도 결국 육체적 평안과 '고통없는 삶'을 안분하기를 원하는것일진데 이 책에서 다루는 세상과 교단은 그런 수준을 넘어선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어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이 났다. 물론 책에서 다루는 인물과 서사가 이외에도 많아서 생각할 거리나 시사거리가 없는건 아니었지만 나역시도 종교가 있었고 주변에 이상한 종교에 빠져 시간을 낭비한 사람도 있었어서 그쪽서사에 더 몰입해서 읽었던듯하다. 완전히 이해한것같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여러번 곱씹어가며 이해해야하는 소설이었는데 오랜만에 깊은 독서를 한듯하다. 굳이 등장인물간의 성애적부분이 들어가야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자어 외자이름으로 이어지는 관계성이나 서사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고통과 같은 부적요소일지라도 이미 주어졌던것을 사라지게 하는것이 결국 다른 문제들을 산발적으로 일으킬수밖에 없다는것이 어쩌면 인간은 제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아내야 한다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