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교육법 - 사교육 없이 아빠가 아들딸을 특목고.영재원 보낸
김형섭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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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래 (초등5학년) 친구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 학원을 다닌다. 그러나 학원을 재미있어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다.
비록 2개월밖에 안다녔지만 나도 학원을 다녀본 적이 있다. (...)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의 생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학원을 아주 재미있어하는 친구.
이런 친구들은 별로 없다.
내가 다녔던 학원에서 친구들이 100명이었다면 5명 정도밖에는 안 될 것 같다. 내가 여기에 속한다.

둘째, 그냥 재미있어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 친구. 이런 친구는 100명 중에 한 25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셋째, 학원을 다니기 싫어하는 친구.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니는 친구이다. 이런 친구는 100명 중에 한 70명 정도 된다.
/ 거꾸로 교육법 p320.

위 글은 거꾸로 교육법 저자의 둘째 아들이 직접 쓴 글이다. 아이의 눈으로 너무나도 솔직하고 정확하게 친구들의 학원 다니는 심정을 적어놓은 팩트폭격 글인데 그 와중에 자신은 학원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학원을 재미있게 만들어 주었을까.


<0000년 00월 00일, 체육>
"스포츠 심장은 일반 심장보다 심박수가 많을까, 적을까?"를 물으심.
"운동선수들은 심장이 크기 때문에, 단 1회만 뛰어도 몸속 혈액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어 느리게 뛸 거 같다"고 대답.
"교직 생활을 하며 들은 대답 중 가장 완벽한 대답"이라고 칭찬 받음.(+박수+잠시 후 또 박수).

<0000년 00월 00일, 과학>
과학 선생님이 '수소:조연성', '산소:가연성'이라고 잘못 적으심.
가연성과 조연성이 바뀌었다고 손을 들고 지적.
반에는 이런 학생이 있어야 한다면서 칭찬을 받음.

<0000년 00월 00일, 기타>
며칠 전부터 공부가 지루하지 않게 되었다. 특별히 훈계를 들은 건 아닌데, 조금이지만 늦게까지 공부해도 불평불만이 안 나옴.
하지만 여전히 놀고 싶긴 하다. 다른 애들은 학원에서 5시간씩 공부하니 나도 그렇게 되게 하자.
/ 거꾸로 교육법 p277 우리집 비밀 병기 '칭찬 노트' 중

이건 저자의 첫째 딸이 중학교 1학년때 기록한 칭찬노트에 씌여있는 글이다.
엄마아빠들의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상적인 자녀의 모습임에 틀림없다.

두 짧은 글을 본 학부모라면 이 집의 교육법이 매우 궁금할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과 공부에 대한 태도, 그리고 아웃풋이 나올 수 있는걸까.

이 책 '거꾸로 교육법' 저자는 40대 중반의 평범한 대한민국 아빠다. (사실 책을 다 읽은 지금 평범은 아닌것같다.대단한 분이다.)

지방대를 나왔고 비정규직을 거쳐 환경부 연구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첫째 아이를 영어영재교육원과 국제고에, 둘째 아이를 수학경시대회에 입상시키고 과학영재교육원에 합격시켰다.

수백만원짜리의 프로그램을 보내고도 합격하기가 어려운 영재원과 특목고를 사교육없이 아빠표로 보낼 수 있다니. 그렇다고 학교,학원선생님도 아니고 평범한 공무원인데. 집에서 어떤 책을 보았을까. 몇학년부터 시작했을까. 어떤 공부를 어떻게 시켰을까. 처음엔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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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성적은 행복순입니다.

나는 집에 와서도 최선을 다해 딸과 놀아줬다. 장난감이 없으니 냄비 뚜껑과 젓가락으로 놀았고, 하도 읽어 너덜너덜해진 동화책을 목소리를 바꿔가며 읽어줬다. 내가 당시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그것 뿐이었다. 그냥 미안한 마음에서였다. 미안해서 최선을 다했다. 매일 그렇게 최선을 다하다 보니 습관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재미가 들었다. 재미있게 하다 보니 그 재미가 나를 버틸 수 있게 해줬고, 의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 의지로 정규직이 되었고, 그때 몸에 밴 습관은 아직까지 남아 있다.
/ 거꾸로 교육법 p24

가족 구성원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공부도 잘 된다. 무엇보다 아이의 마음이 평온하고 맑아야만 공부가 잘되는 법이다. (...)
부모가 쏟아붓는 노력에 비해 아이가 잘 따라와 주지 않는다면, 이는 부모의 바람이 너무 과도하거나 아니면 아이가 부모를 미워하는 경우가 많다. 엉켜 있는 실타래를 풀 때도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가 풀리듯, 아이와의 관계가 꼬여 있다면 혹시 아이들 앞에서 자주 부부싸움을 하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아이를 너무 닦달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면 좋겠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해서 공부를 시키듯, 자식 또한 부모를 사랑하기 때문에 참고 공부하는 거다.
/ 거꾸로 교육법 p35

저자와 그의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서로 신뢰를 쌓고 온 가족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에 큰 공을 들였다.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시절을 보낸 저자는 가정의 행복을 우선으로 삼고, 직장과 가까운 곳에 집을 사고 출퇴근 시간을 아껴 언제나 아내와 아이와 함께 했다. 사춘기가 된 딸의 머리를 말려주며 조금이라도 더 대화 하고 가까이 하려고 하는 노력도 잊지 않았다. 보통 아빠들처럼 멀리 있는 '행운'을 좇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고 눈 앞에 있는 '행복'을 위해 아이와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을 택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것, 그 행복이 원동력이 되어 아빠는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원하는 것을 얻었고 아이들은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재미있는 탐구를 하게 된 것이다.

자, 이제 몇학년부터 공부했는지 볼까. 수학, 과학 어떻게 했는지 봐야겠다. 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나는 조금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다.

물론 나도 우리 가족의 행복이 가장 최우선이다. 건강하게 자라고, 하고 싶은 일들 하며 즐겁게 살아가는 게 매일 매일 목표이다. 그런데 여태까지 행복은 행복, 공부는 공부였던것같다. 행복해야 공부도 잘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행복하고 즐거운 가족이 어떻게 아이의 공부까지 연결시켜 즐거운 탐구와 행복한 공부가 되도록 만들 수 있는건지 그 부분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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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까지는 극단의 베타맘,
중학교부터는 극단의 알파맘
(feat.전략적인 조력자)

알파맘은 아이의 성공을 우선시하며, 아이의 재능을 발굴하고, 아이의 진로를 설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베타맘은 자녀의 행복을 우선시하며, 조언자나 조력자의 역할만을 수행한다.
(...) 나는 아이가 어릴 때는 극단의 베타맘으로, 중학교에 접어들었을 땐 극단의 알파맘으로 아이를 키웠다. 그리고 베타맘에서 알파맘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거꾸로 교육법 p75-76

나는 9세 아들, 3세 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첫째는 전형적인 아들이다보니 몸으로 노는 걸 좋아했고 체력이 너무 좋았다. 3-4세부터 내가 따라다니기 벅찼고 더더군다나 가만히 앉아 있는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감당이 안됐다. 게다가 놀기 좋아하는 아이를 붙잡고 굳이 어릴때부터 학습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4세 후반 정도부터 잠자리 독서만 했다. 책 읽어주는 걸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첫째 준이도 매일 잠자리에 들어갈때면 책꽂이에서 책을 한 뭉텅이 들고 왔다. 자기가 들 수 없어 엄마, 아빠한테 책 셔틀을 시켜 침대 옆에 수북히 쌓아놓고 '자, 이제 읽어보세요' 라는 표정으로 침대에 누워 기다렸다. 나는 퇴근하고 피곤한 몸으로 꾸벅 꾸벅 졸면서 평균 10권 정도를 읽어주었다. 책을 많이 읽어주면 한글도 빨리 떼고 읽기 독립도 쉽게 된다던데, 준이는 7살이 되도록 한글을 읽지 못했고 책 읽기도 올해(9세) 들어서야 조금씩 혼자 읽기 시작했다. 아직도 엄마가 읽어주는게 더 좋다고 한다.

7살 가을에 한글을 겨우 떼고 학습 다운 학습을 조금씩 시작했다. 연산2쪽, 초1수학문제집 2쪽, 영어책 집중듣기 30분, 영어책읽기 10분 정도를 하나씩 시작해 늘려가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그래도 나름대로 아이와 상의해서 문제집을 고르고 영어책도 하겠다는 책만 한다. 아이가 재미있어할만한 책을 며칠동안 검색해서 고르기도 하고 그래도 하기 싫다는 날은 안하고 한글책을 읽어주었다. 칭찬 스티커도 붙이고 매일 하나를 끝낼 때마다 뽑기바구니를 만들어 작은 문구나 젤리 등을 주기도 했다. 학원은 다니고 싶다고 하는 태권도와 피아노만 다니고 있고 아이 스케쥴표에서 놀이터 가는 시간은 절대 빼먹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공부를 좋아하지 않는다. 재미있어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건 싫어하지도 않는 것 같다.)

나름 아이가 그 나이에 누려야 하는 것들을 누릴 수 있게 하면서 행복을 우선으로 키우고 있다고 자부하는데 아이는 여전히 한글책과 영어 dvd보는 것 빼고는 다 재미가 아니라 공부라고 한다. 나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

거꾸로 교육법 저자도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베타맘으로 아이를 키웠다고 한다. 행복을 우선시하며, 조언자나 조력자의 역할만을 수행했다고 했다. 그럼 나와 다를게 뭐가 있을까. 왜 저자의 아들은 학원을 좋아하고 공부가 재미있다고 하고 우리 아이는 즐거워 보이지 않는 걸까.
답은 '행복',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조력자'에 있었다. 그것도 그냥 '조력자'가 아닌 '전략적인 조력자'이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주기 위해서 그 목표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 거꾸로 교육법 p70

이들은 아이들의 목표를 설정할때부터 나와 달랐다. 예를들면, 포클레인 운전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굴착기 운전면허를 따는 방법을 알아보고, 진로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더 많은 임금을 받으려면 추가로 어떤 자격증들이 필요한지 등을 검색해보았다. 건물을 지어 올릴 때 느끼는 자긍심, 때로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애로사항 등과 관련된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고 도시 설계나 토목건축 분야 책들을 읽으며 심도있는 토론을 하기도 했다. 주산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는 주산 특기자 대학 입학도 가능하고 은행이나 대기업 취업 시에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는 의사가 되려면 수학이 필수이니 수학경시대회를 준비시켰고 생물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는 과학영재원을 준비시켰다. 경제 쪽에 관심을 보일 때는 국가 부도의 날 영화를 함께 보며 각종 경제 용어들과 환율과 수출 간의 관계 같은 어려운 경제 현상들을 몇 날 며칠 동안 설명해주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조력자의 모습은 책 곳곳에서 나타났다.
저자는 아이들 두뇌가 가장 활발한 시기에 아이를 잘 관찰하고 그에 맞는 자극을 주어 아이가 재미있게 빠져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집에 항상 아이들의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책들이 놓여있고, 여러번의 시도를 거쳐 아이가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 한번 무심히 읽어주고 반응이 없을때 놔두었다가 아이를 관찰하면서 다시 때를 찾아 재빨리 들이밀었다.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이면 놓치지 않고 파고들수있도록 최대한 재미있게 책을 읽어주었다. 어항을 청소하다가 어항 벽에 생긴 이끼들을 보고 살아있는 미생물을 보여주겠다고 현미경을 사서 보여주기도 하고 질문이 생긴 아이들에게 과학책들을 읽어주는 등, 이른바 아이들과 공부 밀당을 지혜롭게 해주고 있었다.

사랑도 교육도 결국 타이밍이다
/ 거꾸로교육법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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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가 되기보다는 러닝메이트가 되어라

요즘은 사교육 시장도 뜨겁지만 가정 내 엄마표 교육열도 높아져서 많은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요즘 나오는 새로운 책들은 너무 잘 되어있고 또 어떤 책은 실험키트까지 준다고 하니 아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얼른 산다. 그리고 집으로 택배가 오면 아이에게 준다. 뜯어주고 보여주는 것 까지는 하지만 그 이후는 아이들에게 맡긴다. 같이 파고들어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알아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부모는 드물다. 조금 시도하다가 안되면 포기한다. 어떤 전략으로 아이에게 재미있게 이 지식을 알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는다. 결국 안보면 또 다른 책을 산다.

거꾸로 교육법 저자와 나의 차이는 여기에 있었다. 내 아이를 공부하고 더 아이의 세계로 내가 들어갔어야 했다. 나는 그동안 노력은 했지만 딱 부모의 자리에서 아이를 바라본 것 같다. 책을 읽어주었지만 같이 탐구하지 않았다. 생각할거리를 주었지만 같이 고민하지 않았다. 여기에 어떤 재미있는 것들이 숨어있는지 꺼낼 수 있는 질문을 같이 찾아주지 않았다. 아이에게 온전히 맡겨버린것이다.

마당을 쓸라고 시키는 게 아니라 마당을 함께 쓸어 보면 어떨까. 눈을 감고 아이와 함께 마당을 쓰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어떻게 하면 마당을 잘 쓸 수 있을지, 아이와 함께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같이 실수도 하고, 내가 잘 쓰니 네가 잘 쓰니 옥신각신 하다 보면 어느새 마당은 깨끗해져 있을 것이다. 내가 마당을 쓸고 있었는지, 놀고 있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웠다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 (...)

이렇게 한번 해보자. 수학 문제를 아이와 같이 풀어보는 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학 문제 풀이법을 알려주라는 게 아니다. 부모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라는 말이 아니다. (...) 나는 차라리 해답지를 보지 말고 아이와 함께 문제를 풀어보라고 권한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해 낑낑대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도 좋고, 문제를 틀려 '비웃음'을 사도 좋다.
/ 거꾸로 교육법 p117-119


저자는 루빅큐브를 알려줄때도 스스로 먼저 배웠다. 보통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한번 해봐. 엄마가 루빅큐브 사줄까?'가 되는데.. 저자는 스스로 배운 후 어떤 규칙인지 안 다음 아이에게 하나씩 알게 했다. 당연히 관심 없는 아들에게 아빠는 전략적으로 다가가 결국은 큐브도 완전 정복하게 만들었다. TV를 볼 때도 이 집은 다 같이 본다. 장학퀴즈 같은 퀴즈 프로그램을 보면서 온 가족이 함께 풀어보기도 하고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아빠는 딸과 함께 TEPS 영어 공부를 하기도 했고, 중학교 반 배치고사를 앞두고도 엄마가 문제풀이를 함께 하고 오류를 잡아주었다. 6학년 겨울방학 때는 중등수학 3년치를,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에는 고등수학 3년치를 아빠와 함께 정리하기도 했다. 이때 엄마 아빠는 선생님의 역할이 아니라 함께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이었다.

아이가 달리기를 할 때는 부모도 옆에서 함께 뛰어줘야 한다.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손도 잡아주고, 응원도 해야 한다. 코치가 선수를 대하듯 이래라저래라만 해서는 내 아이를 국가대표로 만들 수 없다. 코치가 되기보다는 러닝메이트 역할을 할 때 아이의 능력은 극대화된다.
/ 거꾸로 교육법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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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1학년~3학년, 딱 3년간 알파맘이 되다
with 거꾸로 교육법

앞서 얘기한 것 처럼 초등까지는 베타맘 교육방식을 고수했던 저자는 딸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알파맘(알파파파)으로 변신한다. 지인 자녀의 영재원, 경시대회등의 정보를 시작으로 이것 저것 알아보고 짧은 기간에 전략적으로 준비하여 좋은 성과를 내게 된다. 영어학원 한번 다니지 않은 첫째는 영어영재교육원에 합격하게 되고 결국 국제고까지 들어간다. 둘째 또한 사교육 없이 수학경시대회와 과학영재원에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 이때 저자가 아이들에게 적용한 교육법을 몇가지를 소개한다.

1. 수학 답안지 보기

우리 아들은 수학 답안지를 볼때 엄마 눈치를 엄청 본다. 내가 절대 못보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아이들 영재원 준비할때 수학 답안지를 외우게 했다고 한다. 아이의 능력보다 높은 고난도 문제집을 풀게 할 때는 해답지를 먼저 보게 하고 다 이해했다는 판단이 설 때 문제를 풀라고 했다. 해답지를 베껴 쓰면서 문제들을 하나씩 이해하고 푸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스스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2. 777학습법

777학습법은 저자가 삼국지를 읽을때 써보고 아이들 교육방식에 적용한 방법이다. 같은 책을 7번 반복하고 한번 보는데 7일을 넘기지 않는다. 1주에 최초 1회독, 2주에 문제풀이, 3주에 잊어버린 것들 위주 공부, 4주에 한번 더 복습. 이렇게 한달동안 4회 공부하고 난 뒤 두달에 한번씩 총 3회 복습한다. 그러면 총 7개월동안 7번 공부하게 되는 방법이다.

3. 적절한 보상

이 책을 읽다보면 아이들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보상이었다. 적절하고 확실한 보상. 1000원 2000원 돈으로 주거나 맥북, 닌텐도 등 큰 보상도 적절하게 활용한다. 대신 보상을 위해 평소에 부족의 미학을 실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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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뭘 해도 된다.
(내가 느끼는 이 집의 교육 성공 비결)

이 책은 사교육 없이 아빠가 아들 딸을 특목고, 영재원에 보낸 교육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인천교육청 영어영재교육원, 성균관대 수학경시대회, 인천대학교 과학영재원, 경인교대 서구영재원, 과학영재교육원, 과학고와 인천국제고 등등 도전해보고 실패해보는 과정을 자세하게 적었다. 아빠는 아이들과 상의하여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아이들에게 적용했다. 영재교육에 대한 내용들, 과학고 국제고 등 특목고에 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웠고 아이들의 노력과 엄마 아빠의 준비성, 그리고 함께 해주는 열정 등 많이 알게 되고 반성하게 되고 배우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영재원 준비 이전까지의 엄마표(아빠표)교육이었다. 아이들이 중학교,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알파맘이 되었고 전략을 가지고 영재원, 경시대회, 특목고 등을 준비하여 합격하였지만 전략을 세우고 적용한다고 다 이렇게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순 없었을 것이다. 부모의 전략을 어떻게 이 아이들은 소화해낼 수 있었을까.

'영재원과 국제고라...이 집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과 달라.'라고 생각하며 읽다가도 스마트폰 때문에 싸우는 장면, 사춘기라고 엄마 아빠 외면하는 장면 등 흔히 보는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가족.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이 평범해보이는 가족의 평범하지 않은 비법이었다. 그리고 그 비법은 책을 읽는 중간중간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은 가족의 행복을 중요시 했고 아이들의 행복을 우선시 했다. 그러면서도 전략적으로 아이들은 알아채지 못한 아이들 교육에 힘썼다. 책을 재미있어 할때까지 타이밍을 보며 읽어준다던지 몰래 관심을 유발해서 빠져들게 한다던지. 자식을 맹목적으로 믿지 않고 서로 신뢰를 쌓으려고 했다. 아이들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적절한 것을 넣어주었다. 재미있어 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고 가끔은 밀당도, 가끔은 금전적인 보상도 하면서 신뢰를 쌓았다. “나는 내 할일 할테니 너는 니 공부해”가 아니라 항상 함께하며 같이 달려주었다. 이 집 성공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읽은 <완전학습바이블>이라는 책에서 '공부정서'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공부정서란 공부에 관한 정서적 경험의 반복으로 인해 쌓인, 공부를 떠올릴 때 느껴지는 고착된 정서 상태를 말한다. "넌 공부에 대해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들어?"라고 물었을때 아이가 즉각적으로,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감정이 바로 공부 정서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임작가는 공부 잘하는 아이가 되는 데 필요한 제1조건은 긍정적인 공부정서를 기르는 일이라고 할 정도로 공부정서는 매우 중요하다.

거꾸로 교육법 가족의 두 아이는 이 공부정서가 잘 길러진 것 같다. 엄마 아빠의 열정과 함께하는 노력을 통해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조금은 힘이 들수있지만 재미있는 걸 알게 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며 적당한 보상이 따르기도 한다는 바람직한 논리가 머릿속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책 맨 뒤에 적혀있는 아이들의 글을 보면 그 마음을 잘 알 수 있다. 이런 공부 정서가 길러졌을때 구체적인 목표가 다가오면 짧고 굵게 스퍼트 하는 공부체력이 따라주는게 아닐까. 결국 우리는 이 책에서 막판 스퍼트 기술도 배워야 하지만 긴 마라톤을 뛰어온 과정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가의 다음 책에서는 이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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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교육법,
이 시대에 필요한 ‘바로’ 교육법

판도라의 상자 마냥 절대 보면 안된다는 해답지를 먼저 보게 하는 교육법, 공부습관은 어릴적부터 잡아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어릴땐 엄마 아빠와 함께 즐겁게 놀면서 탐구하게 하는 교육법, 그리고 목표가 생겼을때는 힘들더라도 짧고 굵게 달리는 막판 스퍼트 교육법, 공부를 돈으로 보상하는 교육법. 저자는 자신의 이런 교육법을 두고 아빠표 거꾸로 교육법이라고 정의하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교육법과 거꾸로 한다는 의미이다.

4차산업혁명에 코로나까지, 적응하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 알아야 할 것들은 더 많아지고, 아이들에게 기대되는 배움의 깊이는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 틀이 정해진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엄마 아빠와 함께 즐겁게 놀면서 탐구하는 교육법, 해답지를 채점의 용도가 아닌 생각 주머니를 넓히는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 목표를 의논하고 정해진 목표에 빠르게 달려가는 방법, 자본주의 시대에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방법은 어쩌면 ‘거꾸로’ 교육법이 아닌 이 시대의 ‘바로’ 교육법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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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2570 2021-01-3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이 책의 지은이입니다. 서평을 너무 잘 써주셔서 보면서 눈물이 날뻔 했네요. 제가 저자가 아니었다면, 저도 이 아빠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 같아요 ㅎㅎㅎ...님의 글에 용기를 내어 2탄도 도전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