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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이미 모든 일이 일어났다는 이유 때문에 과거는 끝났으며 변할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오, 아니다. 과거는 여러 빛깔의 비단옷을 걸치고 있고, 우리들은 그것을 볼 때마다 다른 빛깔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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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에도 잘났다느니 못났다느니 하는 표현은 삼가는게 좋겠다. 누구나 살면서 제 나름의 의미를 찾으니 그 의미에 ‘잘‘이니 ‘못‘이니 붙이는 거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사는 일자체에 붙일 건 못 되지 싶다. "왜 사냐고 묻거든 그냥 웃지요"라는 시구도 있지만, 내가 들은 것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이유는 죽지 못해 산다’ 뿐이다. 삶은 부여받는 것이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선택할 수 있다면 죽음뿐이지만, 누구든 차마 그럴 수는 없는지라 죽지 않아서가 아니라 죽지 못해서 사는 것이다. 그리고 삶을 끝내는 순간까지 그처럼 험한선택은 되도록 하지 않고 마치 삶을 부여받았듯이 죽음 또한그렇게 부여받기를 바라며 사는 것, 그게 잘사는 것 아니겠는가.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할 일이고,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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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거스르는 행위는 사람들을 거슬리게 하지만 그렇다고 내 것 같지도 않은 흐름에 몸을 맡기고 평생을 보낼 수는 없으리라. 어차피 거스를 거면 마음 단단히 먹고, 거슬려하는 눈초리들은 신경 쓰지 말아야겠지.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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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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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작품이나 『신학 대전 Summa Theologica」에 나오는인용문을 몇 초 안에 불러내는 건 의자에서 일어나 높은 책장에서 두꺼운 책을 꺼내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다. 하지만 나는 그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다는 게 늘기쁘다. 언젠가 전자 기기들이 총기를 잃을 때를 대비한 확실한 기억 장치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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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체험 을유세계문학전집 22
오에 겐자부로 지음, 서은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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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못한채 정상적이지 않은 아이의 탄생 후 혼란과 두려움으로 그 상황 자체를 피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간다. 인간은 누구나 급작스러운 벽을 맞닥뜨리면 뒷걸음질 치고 싶어지는 약한 존재니까. 하지만 애초에 버드는 아버지가 되기에 미성숙한 남자였다. 아내의 출산때에도 그는 서점에서 아프리카 지도를 바라보며 그곳으로 떠나는 소망을 버리지 못했다. 태어나는 아이와 가정이 자신의 자유로운 발목을 붙잡는 족쇄라도 되듯. 그런 버드였기에 도피 역시 최악의 방법으로 행한다. 아이를 거부하고 자기 기만과 연민을 동시에 안고 술과 히미코의 품안에서 모든 상황이 끝나기를 그러니까 아이가 죽기만을 기다린다. 생명의 존엄을 무시하고 여성을 자기 위안의 도구로 착취하는 장면에서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 라는 생각만 들었다...

결국은 그는 생각을 바꿔 자신에게 씌어진 아버지라는 이름과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는다.

작가란 어떻게 보면 대단하기도 하다. 개인적인 체험이라고는 하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렇지만 밖으로 꺼내지 않는 속내를 공개적으로 쓸 수 있다니.

모성애나 부성애는 본유적인 것이 아니고 아이를 키워가며 함께 크는 것이라고 하니 나로서는 아이에 관한 거부감과 좌절은 뭐 이해가 갈만 했는데 아내룰 기만하며 히미코와 아내모두를 착취하는 내용은 구역질 날 정도로 혐오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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