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antaf > 참신하고 일관된, 놀랍도록 환상적인 자유주의 정치철학!!
자유주의의 정의론
로버트 노직 지음, 강성학 옮김 / 대광문화사 / 1992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정치철학계에서 John Rawls의 '정의론'과 함께 20세기 후반에 가장 중요시 되고 있는 책이다. 저자인 Robert Nozick은 J. Rawls, R. Dworkin 등과 함께 미국 하버드 대학 자유주의 3총사로 불릴 정도로 학계에서 영향력 있고 독특하고 유명했다. J. Rawls의 대작 '정의론'은 추상적 논리적 엄밀함 일변도로 흘러 가고 있었던 1970년대 미국 철학계에서 무시되고 있던 '정의'라는 구체적 경험적 개연적 주제를 다시금 철학적 논쟁과 연구의 중심으로 정립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Robert Nozick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좀더 강조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자격이론'이라는 논리로 정의와 권리에 관련된 여러 논제들을 독특하고 일관성 있게 논의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Nozick은 '자격이론'을 기초로 한 소유권의 획득-이전-시정이라는 내용의 자유주의적 분배 정의 이론을 전개하는데, 무엇보다도 독특하고 일관되며 엄밀한 논증 방식으로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기 전 그저 Rawls와 Nozick이라는 두 사람의 이름 정도만 들어서 알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소름끼치도록 '환상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Nozick의 팬이 되었다. 이 책의 구성 목적은 '야경국가와 같은 최소국가만이 정당한 국가일 수 있으며, 최소국가는 또한 인류애적 유토피아 운동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이기도 하다'는 주장을 최대한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3부로 되어 있다.
1. 개인의 권리 침해 없이 정당하게 국가가 성립될 수 있는 과정 설명
2. 분배 정의 관련 이슈들에 대한 '자격이론(entitlement theory)'적 응답
3. 다원적인 여러 가지 유토피아들의 실험을 위한 공통의 골격(framework)으로서의 최소국가

책 내용 가운데 1부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함으로써 Nozick의 설명이 단순히 철학적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이기까지 할 수 있는 설명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1부 내용 소개 - 개인의 권리 침해 없이 정당하게 국가가 성립되는 '보이지 않는 손' 방식의 시장균형적 설명. 일단 국가가 정당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모든 정치권력은 개인 권리를 침해하므로 '악'하다는 아나키즘의 주장을 반박하고 개인의 권리 침해 없이 개인들의 자발적인 동의에 의해 국가가 성립될 수 있음을 논증하는 것이 1부의 의도이다.

( 국가와 같은 정치 공동체가 없는 '자연상태'에서 개인은 타인으로부터의 불의한 권리 침해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보호단체에 가입함으로써 보호 서비스라는 상품을 구매한다.
보호 서비스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특성을 지녔다. 즉, 1등급 보호 서비스만 유효하고 2등급, 3등급, ... 등의 더 열등한 보호 서비스는 전혀 기능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일정한 지역적 범위 안에서 단 하나의 보호 단체가 보호 서비스 공급을 독점하게 되고, 그 지역적 범위 안에서 그 보호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독립인에 대해서 보호 단체는 가입자들의 안전을 위해 그 독립인의 '독자적인 정의 실행, 실력 행사'를 금지하고, 대신 독립인에게 배상하게 된다. 독립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배상은 보호 서비스라는 현물을 받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호 단체는 실력 행사의 독점 및 일정 영토 안에서의 모든 개인에 대한 보호 서비스 공급이라는 국가 성립을 위한 충분 조건을 만족시켜, '정당하게' 시장균형적 과정에 의해 국가가 되는 것이다. )

놀랍도록 참신하고 일관적이며 명쾌하고 엄밀한 환상적인 철학자 Robert Nozick의 <The Examined Life>라는 또 하나의 저서가 '인생의 끈'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기도 했다. 엄밀하면서도 참신한 논리 전개에 따른 지적 흥분을 맛보고 싶은 분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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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 개인의 자유와 최소국가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 우리 시대의 고전 3
로버트 노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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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私的) 소유의 정당성과 정의로운 분배의 방법에 관한 논의는 현대 정치철학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올바른 사회 구조를 규정하는 기본이 되며 국가 이론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 중요성만큼이나 좌우 극단론에서 부터 수정, 절충의 여러 이론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는데, 이 책은 자유주의의 기본 입장에서 그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는 보수적 견해를 보여준다.

노직에 의하면 국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은 오로지 국민의 인권을 충실하게 보호하는 일이며 그 이상의 일을 행하는 것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이 최소한의 임무 이상의 일을 시도하는 국가는 올바른 국가가 아니다.

각 개인은 각자의 노동으로 생산한 것의 전부를 차지할 권리가 있다. 또한 정당하게 취득하게 된 소유물은 자신을 위해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줄 수 있다. 그 취득과 이전의 과정에 하자가 없는 한 그 분배는 정의롭다는 것이 노직의 견해이다. 따라서 국가가 해야 하는 임무는 개인의 타고난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과, 인권이 침해당하는 경우가 일어났을 때 그것을 바로잡는데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노동자와 사용자가 협동하여 생산된 생산품에 의하여 분배되는 노동성과의 몫은 그 분배량이 어느 정도이든 간에 자본가와 노동자의 자유 계약에 의거한 것이므로 각자의 취득은 전혀 하자가 없는 정당한 취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노직은 개인의 독립성을 너무나 강조한 나머지 개인의 사회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개인의 몸과 마음이 그 개인의 소유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 몸과 마음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가지게 되는 사회와의 관계는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오늘날 생산수단의 소유 형태는 대부분 집단이고 생산활동에서 개인이 기여한 부분과 사회가 기여한 부분을 구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직이 최소국가의 이념을 내세운 것을 개인의 인권에 관한 보호와 확대라는 열망에서 나온 것이라고 긍정하더라도, 그의 이론이 폭 넓은 지지를 받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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