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진은 어떻게 찍을 것인가? - 미러리스, DSLR, 스마트폰 촬영을 위한
나카니시 유스케 지음, 박종만 옮김 / 시대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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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록의 중심에서 사진을 내밀다.

컴퓨터, 인터넷 기반의 문서 프로그램이 출시되면서 '종이책'의 종말을 예고한 사람이 있었으나 현재 '종이책'은 건재합니다.

영상 촬영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지 영상인 '사진'의 인기가 시들해질 것을 예상한 사람도 있었으나 '사진'은 오히려 전성기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구텐베르크 활자 기술이 보급되면서 대중에게 기록물이 일반화되는 계기처럼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은 누구나 사진 촬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SNS 채널은 누구나 사진을 뽐내며 인정받을 수 있는 장이 되었고 기계식 공장제 제조 형태를 갖지 않고도 뛰어나고 화려한 사진이 범람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사진관'과 같은 기존의 스튜디오가 존재의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개인 사진 촬영가, 사진과 다른 기록을 접목한 활동가, 사진촬영을 접목한 복합기능의 스튜디오 운영 등 다양한 직업이 확장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진 저널리스트가 소개하는 '좋은 사진은 어떻게 찍을 것인가?'

무엇 하나 유일한 정답과 진리라고 못 박기 어려운 시대를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사진 분야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을 맞이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출신과 배경의 사진가와 더 많은 사진이 세상에 나타나면서 '좋은 사진을 찍는 조건'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아졌습니다.

사진전, 사진대회에서 수상을 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 과연 인기가 있는 사진이 사진 그 자체만 갖고 인정받는 것인지도 쉽게 대답할 수 없게 된 것 같습니다.

결국 모든 길은 로마로 향하되 로마로 가는 길의 왕도는 없는 것일까요? 이런 다양성의 시대에 일본인 사진가 '나카니시 유스케'는 '좋은 사진은 어떻게 찍을 것인가?'라는 책을 내놓았습니다.

사진에서도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차이는 '태도'에 있지 않을까?

무술, 무도의 구분처럼 사진은 기술일까요? 아니면 마음을 닦고 담아내는 '도'의 경지일까요? 아무래도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요. 현실에서는 이 두 가지가 사람마다 다른 비율로 섞여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의 저자도 책의 구성에서 사진술과 함께 사진의 도를 함께 표현하였습니다. 기술과 철학 양쪽에 대해 이미 다양한 사진 관련 서적이 나와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내용보다는 사진을 향한 저자의 태도,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사진에 대해 표현할 수 있고 해석할 수 있는 저자의 자세와 준비. 피사체와의 교감, 상대방이 촬영에 부담을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도록 만드는 환경과 관계 조성 등을 저자가 신경 쓰는 포인트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단원에서 '사진전'을 열어볼 것을 권하는 장은 솔깃하네요. 아무래도 사진전을 열 마음가짐을 갖는다는 것은 사진을 향한 애정도 다르다고 볼 수 있겠지요?

사진의 시대, 기록의 시대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이 때.
여러분은 어떤 사진을 남기고 계시는지요? 또 어떤 사진을 남기고 싶으신지요? 여러분에게 사진은 무엇인지요?
저자의 생각과 함께 스스로 답을 찾아가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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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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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폴레아프리카 VS 너와나의알래스카

사람마다 여행의 목적, 출간의 목적이 각양각색입니다. 제가 알래스카를 다녀와서 신혼여행기를 출간했듯 '폴래폴래 아프리카'의 저자는 특파원으로서 1년간 아프리카로 장기 출장을 다녀온 경험을 엮어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누구나 신혼여행기를 책으로 내지 않듯 자신의 출장 이야기를 책으로 내는 사람도 드뭅니다. 여행과 출간의 목적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책의 구성에서는 유사점을 느꼈습니다. 아무래도 두 책이 모두 각 저자의 첫 저서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와 저의 공통점이 있다면 '대전'에서 자라고 성장했다는 점입니다. 저자 소개 부분에 대전 '출신'이라는 점을 명시해주셨네요. 출신 이후 서울과 아프리카에서 기자로서 활동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실제 검색을 하면 보도 기사도 확인할 수 있는 언론사의 기자셨어요. 제 경우는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마을과 대전 지역을 소개하는 이야기꾼으로 활동하고 있지요.

제 입장에서는 낯선 대륙으로 출장을 보내주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저자를 부러워하는 마음과 함께 책을 읽어보았답니다.

2016년의 여행 기록, 2018년 출간으로 생생히 전해지다.

폴레폴레 아프리카를 읽기 전에는 '동양방랑'이라는 여행수필을 읽었습니다. '동양방랑'은 출간 이후 한국 도서 시장에서 번역 출간되기까지는 시간이 꽤나 필요했습니다. 저자 후지와라 신야가 이 분야에서는 꽤나 알려져 있는 작가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폴레폴레 아프리카의 경우 저자의 현장 기록이 출간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2016년 12월 아프리카 특파원 경험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더라고요. 저는 여행을 바로 다녀와서 기록물을 정리, 집필하는 것만큼이나 시간을 두고 정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 직후에는 여행의  느낌이 강렬히 남아있다면,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뒤에는 당시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분리해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일 텐데요. 폴레폴레 아프리카에서는 여행을 통해 지식뿐 아니라 통찰까지 겸비한 성숙한 한국청년의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보지 못한 대륙, 아프리카를 생생히 간접 체험해 봅니다.

폴레폴레 아프리카를 읽으면서 각 문단의 구성이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대 여행수필을 읽어보면 자유로운 글 표현에서 한 문단에 두, 세 문장과 짧은 문장으로만 구성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책을 쓸 때도 한 문단을 어디서 끊고 다음 문단으로 들어가야 할지에 대해 그 길이를 두고 고민해야 했으니까요.

저자인 김수진 기자님의 책에서는 왠지 직업의 특성이 글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문단이 몇 개의 문장으로 엮이면서 한 페이지를 보더라도 글이 잘 채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서 만난 아프리카는 아내가 다녀온 아프리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제 아내도 비슷한 때 케냐와 에티오피아로 출장을 다녀왔었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설명했던 아프리카 보다 더 자세히 다루어주셔서 아내가 다녀온 아프리카는 이런 느낌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사를 통해서 만났다면 알 수 없었을 기사 이면의 생생한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기록이지 않나 싶네요.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하는 아동이 모잠비크에 있는데 아쉽게도 저자님이 방문을 못하셨던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렇지만 아프리카라는 공통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생망고를 흔하기 먹을 수 있었다는 점이 제게는 모잠비크 아동을 떠올렸을 때의 아프리카의 모습과 공통적으로 기억에 남네요.

 

아프리카 생활의 경험, 그 이후 저자 님의 성장과 삶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보다는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사용하신다는 저자님의 모습처럼 여행은 콕 집어 하나씩 나열하기 힘들더라도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 같습니다. 경험을 통해 사람이 성장한다고 할 때, 각기 다양한 경험이 사람마다 다양한 성격을 갖게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다양하게 각자의 모습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은 경험에 따르고, 그 경험은 여행의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면에서 이번 아프리카 생활 경험과 출간 과정이 저자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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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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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떠세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챙겨야 할 사람도 늘어납니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 보면 안부조차 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떨 때는 안부 인사조차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요. 그토록 수많은 메시지가 알림을 통해 전해져도 우리는 그 모든 메시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힘든 일은 기계가 다 하고 나면 인간의 삶은 좀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더욱 삶을 팍팍하게 느낍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잘 지내고고 계신가요?

모처럼 만에 약속을 잡지 않은 주말, 한 권의 책과 함께 했습니다.

주 중에 못다 한 일, 경조사와 여러 행사로 한가로운 주말 일상을 경험한 지가 언제인지 기억하기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약속이 없는 것에 불안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내면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본 지가 언제인지, 나 자신을 돌아본 지가 언제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까마득합니다. 감사하게도 이번 주에 저는 한 권의 책을 통해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인도 얼마든지 스님이 쓴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돌아와 아오야마 슌도 님의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를 읽었습니다.

교회에 가서는 성경책을 펴고, 집에 돌아와서는 스님이 쓴 책을 읽는 모습이 자칫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종교 간 메시지에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된 메시지가 있다는 부분은 서로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읽어볼 때도 굳이 종교색을 띠지 않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책에 담겨 있었습니다.

책이 말하는 내용은 새롭지 않아요. 그러나 내 마음은 또다시 채워집니다.

책에서 다루는 예화는 처음 들어본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화를 통한 메시지가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 가르침이 이 책에도 있었죠.

언뜻 보면 내용이 새롭지 않아 지루할 것 같아도 막상 책을 읽으면 마음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매번 식사를 하고 매번 설거지를 하면서 그릇을 닦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을 살면서 정화되어야 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힐링 서적을 다시 찾아 읽는 이유일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일생 동안 안고 가야 할 마음 수련.

경쟁과 비교 속에서 우리는 자기계발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고 날마다 날카롭고 정교해질 것을 요구받습니다.

예리한 자신을 보며 뿌듯해하고 남들 보다 앞선 자신을 보며 우월감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하지 못할 때는 자신을 낮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이 책에서는 말합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이 있고 저마다에게 주어진 것이 다를 수 있음도 전해줍니다.

인간이 얼마나 유한한지를 설명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우리는 스스로를 들여다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는 인생의 마침표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 출발을 안내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덮었을 때에도 세상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 자신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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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방랑
후지와라 신야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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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80년대 아시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 곳에만 속해 경제활동을 하는 샐러리맨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는 직업생활을 하면서 얻게 된 기회 중 하나는 시간 활용입니다. 오늘은 반나절 동안 집중해서 사진작가이자 에세이스트로 소개된 '후지와라 신야'의 신작 '동양방랑'을 읽었습니다. 500여 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양은 아무리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더라도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저자가 경험하고 전하려 했던 이야기도 풍성했던 것이지요.

 

 

책을 통해 여행 경험만을 얻은 것이 아니라 책의 형식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한 권의 여행 에세이를 출간한 또 한 명의 저자로서 다른 작가의 책을 읽을 때, 책의 구성과 형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저 또한 아직 집필하지 못한 채 발효되고 있는 여행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후지와라 선생님의 일본판 서적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번역된 '동양방랑'의 경우 문단 구성, 문장 줄 구분이 자유로웠음을 느꼈습니다.

 

아마 에세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형식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데요. '동양방랑'의 경우 필요시 짧은 문장에서도 다음 장을 잇지 않고 띄었는데요. 그럼에도 공백의 제 첫 저서의 집필 당시 문단의 형식을 최대한 유지하려 했던 부담에서 이제는 조금 자유로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 배치의 경우 크게 채워진 경우가 많았어요.

어떤 사진가가 옳은 사진가라고 정의할 수 없지만 후지와라 신야는 유명한 사진가입니다. 이번 책에서는 여행의 모습을 참 사진 속에 많이 담았습니다. 그리고 페이지 수가 늘어나는 것과 상관없이 사진을 책에 많이 할애했습니다. 그럼에도 글이 내용 전개에 우선이 되는 본연의 형식을 놓치지 않았고요.

디지털 사진이 있기 전 80년대 필름 카메라를 갖고 현장을 누비면서 담은 사진은 초점과 흔들림 속에서 자유로울 없을 때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현장감을 잘 담은 사진으로 느껴졌습니다.

 

그가 소개한 사진을 여행 현장에서 인물을 촬영하는 방법, 그의 촬영 기술 등만 보더라도 그가 전문가라고 생각됩니다. 사진촬영 기술이 발달할수록 오히려 피사체와의 교감 기술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자신의 차별화된 능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동양방랑에서는 아주 다른 세계를 소개합니다.

80년대 여행을 다녀오고 그 시대에 집필된 책이 30년이 넘어서 한국에 출판된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도 출판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싶어 작가의 경험과 능력이 부럽습니다.

 

인터넷 같은 디지털 정보기술은 여행의 방식뿐 아니라 여행지의 분위기까지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같은 지역이라도 30여 년의 세월은 사람들의 의식과 분위기, 행동양식을 바꾸어놓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경험할 수 없는 당시의 모습을 '동양방랑'에서 바라보게 됩니다.

여행 기록이 인상적인 이유는 '시점'에 대한 특이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에는 경제 불황의 터키, 광주사태가 얼마 지나지 않은 한국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 책에 담겨 있는 것이지요.

 

 

여행의 기술(記述)이 다르다.

그때에 비해 여행의 기회는 현재가 훨씬 다양합니다. 실제로 여행은 더 많아졌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장소를, 더 많이 방문하게 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많은 기회에 비해 경험하는 것들이 다 똑같다는 것입니다.

 

유행을 따르는 여행으로서 같은 것을 보고 느끼는 여행이 된 것입니다. 사람마다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겠고 표현을 통해 그 다양성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사진은 같은 포즈, 같은 구도의 음식, 건물, 자화상일 때가 많습니다.

후지와라 신야 같은 여행작가는 현지와의 소통, 현지 속에서의 경험을 짙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저 먼발치에서 스쳐 지나가는 시간을 갖는 대신 자신이 현장에 들어가려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유행을 보면 여행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대신 한 번이라도 더 많은 여행을 가기 위한 준비를 하면서 여행의 휘발성은 더욱 강해집니다. 결국 여행에 대해 어떻게 기록하고 남길 것인가에 대한 진정성 담긴 기술 법은 점차 사라져가는 것은 아닐지 싶습니다. 

 

 

자신의 통찰과 정리가 마지막에 소개됩니다.

단순히 오감의 경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마다의 비교, 자신의 환경과의 비교를 통해 후지와라 신야는 여행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책의 말미에 정리해 둡니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문명과 문화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나타는 책이라는 점은 자칫 가벼울 수 있는 여행 에세이에서 진정성을 느끼게 합니다.

 

자칫 책이 두꺼워 초두에서 덮어버리거나 중간에 읽기를 포기한다면 후지와라 신야와의 진정한 소통은 기대하기 힘들 것입니다.

'동양방랑'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조금 길게 느껴질지라도 끝까지 함께해보시고 그가 했던 고민과 여운을 함께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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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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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함을 품은 동화, 과연 어린아이에게만 적합한 것일까?

어른이 될수록 치밀하고 계산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마치 이 말은 더 이상 순수한 마음만 가져서는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세상에는 늑대와 같이 위협적인 사람이 많고 늘 자신을 노리고 있는 경우가 주위에 널려 있다고 말하죠. 순수한 마음은 그들에게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이 될 것이라 합니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가 우리가 찾는 책 가운데 동화책이 점점 멀어져 가는 이유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점점 동화적 사고력, 발상, 표현이 유치하고 어린 나이에게만 적합하다고 느끼게 하지요.

 

어른들이 <어린 왕자>를 찾아 읽는 이유에서 동화의 힘을 가져 봅니다.

흔히 <어린 왕자>를 소설로 분류할 수 있을 텐데요. 저는 동화의 측면에서도 <어린왕자>를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린왕자>의 인기 속에서 성인에게 동화가 갖는 영향력도 떠올려 보지요. 글귀 하나하나에서 어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다른 동화에서도 느낄 수 있고 저는 이번 <킁킁 가게>에서도 느꼈습니다.
 
<킁킁가게>에서 표현하는 가치는 결코 어린아이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킁킁 가게는 '가족애', '그리움', '상호 관계'를 내용 속에서 표현합니다. 사실, 이 감정은 단연 어린아이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에서 성인이 일으키는 문제의 원인 가운데 '가족애'의 부족 또는 이상에서 찾기도 합니다. 성인이 가져야 할 순수한, 기본적인 감정 및 경험에 대해 무시하는 과정에서 사회활동 안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지요. 프로이트가 주장하는 고착 현상은 결국 가족관계 안에서 원인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킁킁가게>는 학술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죠.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을만한 소재와 이야기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해줍니다. 우리가 그동안 어떤 가치를 중시하고 다른 어떤 가치를 터부시했는가를 생각해 볼 때, 성인에게 동화적 가치는 항상 후자였던 것 같습니다.

가정의 달 5월, 사랑하는 가족에 대해 떠올려보게 하는 동화 <킁킁가게>를 통해서 우리에게 잊힌 감정을 일깨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 우리 아이들에게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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