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를 보고 당연히 신간이려니 했다. 하지만, 서문을 읽어보니 이미 한참 전에 세상에 나온 책이었다. 이번에 다시 발간된 책으로 처음 접해보니 일부 내용은 보다 현대화된 소재를 넣었다.
요즘 시대 교회의 문제, 사회의 문제를 소개했다. 내용 전체를 바꾸지 않는 선에서 자료를 보충하여 이해를 도울 수 있었겠구나 싶었다.
책에서는 과학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많이 나타나있다. 그 모습에서는 과학이 주는 편리함이 행복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 기독교를 믿기 힘든 이유 등을 다루기도 한다. 유사한 질문은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함께 해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직면하게 되었다.
워낙 많은 내용, 지식들이 한 권의 책에 담겨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나는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면 이런 논리를 갖출 수 있을까 싶었다.
한편으로 이 책은 세상이 기독교를 향해 공격한다면 그에 대한 반론의 성격을 가지기도 하는 것 같다. 내용을 떠올려보면 원론적이기도 하다. 그 원론을 삶에서 실천해가는 것이 신앙인의 참 모습일 텐데, 오늘 하루도 그 실천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날마다 날마다 우리는 그 실천 앞에서 시름 시름 앓는다. 믿음이 없으면 감히 실천할 수 없는 그 원론적인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런 내용들이 '나는 누구인가'에서 다루고 있다.
우리가 피하고 싶었던 것, 잊고 살려 했던 것들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피곤해질 수 있고 힘들어질 수 있고 남들 보다 더 고생,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심 이 책에서 우리가 잘 못한 것들을 더 밝히고 정리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이미 쓰인 내용을 더 바꿀 수 없었기 때문이거나 집필 의도와는 다를 수 있어서인지 그런 내용들은 다루어지지 않았다.
신앙에 대해 궁금하다면, 기독교 신앙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웨스트민스터 교리문답'과 이 책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다. 보고 들은 것과 믿는 것이 별개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리스도인이라는 딱지를 스스로 붙이고 살지만 과연 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예수님처럼, 성경에 나온 이들처럼 살아가지 못할 때가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그나마 요 근래 조금이라도 더 그리스도인답게 살려고 노력해본다. 여전히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결계를 끊어내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이 세상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 그나마 지금보다 좀 낫게 살고 싶으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될 텐데 그 수많은 노력 가운데 이런 책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