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시 2026 - 소음 속에서 정보를 걸러 내는 해
김시덕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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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하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이미지를 넣기 전의 페이지를 접하는 건 익숙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쇄된 책을 통해 보는건 굉장히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이미지는 비어 있지만, 그 공백을 바라보니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도시의 문제들이 현재 도시를 둘러싼 문제와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이 책은 단순한 트렌드를 알려주는 지식서를 실용적인 도시 분석서에 가깝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즐겨보는 사람으로서도, 이 책은 훨씬 더 깊고 입체적으로 각 도시의 현황을 짚어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시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부산이라는 지역에서 살아오며 늘 고민해온 문제들을 인문학적·경제학적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우리가 이 도시를 어떻게 살리고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지 새롭게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2026년 도시의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어 줄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년, 광안리 바닷가를 따라 갑자기 오피스텔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을 보고 거주지를 이동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당시 바다에서 찍던 사진을 살펴보면 지금과는 건물의 높이와 갯수가 확연히 눈으로 차이가 납니다.



2020년 영주동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부산역 앞에 거주하며, 부산 북항 재개의 공사 현장을 사진 속 산복도로에서 봐왔습니다. 2025년을 들어서며 부산은 요즘’ 아파트의 도시’라고 부르는 말을 많이 듣곤 합니다. 근처 동래 백화점 역시 결국 주상복합으로 재개발 될 것 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곳곳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건물들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힙니다. 



그동안 느껴온 이러한 감정들이 도시 문제의 실체를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 책을 통해 이어질 같습니다. 도시의 모습이 변화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고민해야하는지 책을 통해 시작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평소 유튜브에서도 김시덕 작가님 도시 콘텐츠를 찾아보는데, 책에서 또 만나 의미있었습니다. 


*서평단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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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미디어 생태학 - 인공지능이 재편하는 지식과 권력 방송문화진흥총서 252
이광석 지음 / 안그라픽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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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관련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았을 법한 안그라픽스 시리즈로, 출간된 『AI 미디어 생태학』을 읽어보았습니다.


현재 큰 이슈인 나노바나나3를 매일 사용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AI와 기술 환경을 다루는 본 책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요즘 여러 분야에서 ‘~생태학’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등장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했던 분이라면 이 책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등장하는 주요한 단어는 ‘생태적 얽힘(Entanglement)으로, 신유물론이라는 현대 철학을 접하며 익숙해진 개념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기술의 생태학적 자각은, 언제나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것이 인간종은 물론이고 다른 스케일의 여러 사물들과 상호 착종되어 있는 망 속에 얽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각성하는 태도”라고 설명합니다. 즉, 인공지능이 독립된 객체가 아니라 인간, 비인간, 자원, 데이터, 환경과 함께 얽혀 존재하는 ‘관계적 기술 실체’라는 의미로 연결지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얽힘’은 카렌 바라드(Karen Barad)의 이론에서 출발합니다. 책에서도 밝혔듯 AI를 자기충족적 객체가 아니라, 계속해서 다른 존재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삼투, 교차하는 관계 속에서 정체성이 형성되는 기술 실체로 바라보게 합니다.


책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이러한 관계적 얽힘과 생태계적 조건에 대해 풀어냅니다.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 현대 철학의 배경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저자는 독자가 따라올 수 있도록 20세기 미디어 이론부터 설명을 시작합니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부터 시작하여 기술철학, 매체 이론 등 AI 미디어를 이해하기 위한 주요 사상들을 맥락있게 설명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한 기술 중심 설명이 아닌, 미학적 관점과 기술적 사례, 예술 작품의 사례를 통해 책에서 말하는 ‘아트-테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생성형 AI의 급격한 변화 속도, 데이터 기반 사회가 맞닥뜨린 노동, 자본, 환경 문제, 플랫폼 생태계의 권력 구조 등 우리가 일상에서 체감하고 있는 현대 사회 의 전반적인 담론도 함께 다룹니다. 수많은 데이터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우리가 어떤 비판적 시각을 가져야하는지,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대안적 기술 실천의 관점을 제시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AI 기술로 인해 빠르게 변화할 세상에서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고민하는데 도움이 같습니다. AI 변화시키는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고 싶거나, 기술과 사회의 연결 관계를 깊이 탐구하고 싶은 분들께 책을 추천드립니다.


📘 서평단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기술의 생태학적 자각은, 언제나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것이 인간종은 물론이고 다른 스케일의 여러 사물들과 상호 착종되어 있는 망 속에 얽혀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각성하는 태도이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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