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었다. 도서관에 가서 우연히 고른 책이 좋은 책일 때 그 기쁨과 행운을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있을까.이 책을 고른 이유는 신간 코너에 있었고 평소에 과일 파는 일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이다. 과일은 빨리 팔아야하고 재고처리도 쉽지 않고 등등저자는 책을 많이 읽고 성찰하는 사람이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며 가치지향적 삶을 살아야함을 깨닫는다. 내가 봤을때 저자는 그저 과일 파는 사람이 아니고 우리 사회의 리더이자 지성인이다.과일의 외모지상주의.환경문제.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열악한 처우농민들의 최저생계보장의 필요성새벽배송의 폭력성그는 과일을 팔면서 생각한 다양한 문제를 제기한다. 왜 자연의 원리에 따르면 과일이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해야 하는데, 흠이 있을 수도 있는데 모든 과일이 크고 색이 선명하고 달아야 합니까?그래야 비싸게 팔리니까요왜 과일을 과대포장해야 합니까?그래야 비싸게 팔리니까요왜 제철과일이 사라지고 있습니까?소비자들이 원하니까요.자연의 원리를 무시한 환경파괴와 이윤의 논리는 과일의 세계도 지배하고 있었다.유기농 재배는 소비자의 건강 뿐만 아니라 농민의 건강과 생태다양성, 환경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양곡관리법에 대해 논증을 가르칠 때 수업한 적이 있다. 정확한 근거의 사실성을 판단할 여력은 없었고 정치적인 문제라 조심스러웠지만 농민들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했고 법안이 통과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농민들에 대한 최저임금 보장의 필요성, 그리고 식량주권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먼 발치에서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이 책을 읽고 다시한번 가치지향적인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사회를 바꿔나가는 가치소비에 동참해야하며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새벽배송, 로켓배송 택배는 가능하면 시키지 말아야 한다. 나의 편리함 뒤에 누군가의 고통이 있다면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친환경적 삶에 작은 것부터 동참해야 한다. 적게 벌고 적게 쓰는 삶을 선택한 저자처럼 나도 다른 삶을 살아야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삶여름마다 복숭아 때문에 휴가도 못 가고 아이가 성인이 된 저자. 작년에 복숭아를 샀다가 통째로 버렸던 기억이. 복숭아 온라인 판매의 고충.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농촌의 아름다운 소멸을지켜보는 것뿐입니다."/정은정 작가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