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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4월
평점 :
무뚝뚝한 할아버지가 그려진 상큼한 민트색 표지가 인상적인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전작인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주위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베스트셀러 기피증 때문에 여태껏 위시리스트에만 올린 채였다.
그러던 차에 애독하고 있는 모 이북카페에서 우연찮게 서평단 당첨이 되어 신작인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만나게 되었다.
난 정말정말 당첨운이라곤 없는 편이라 사실 신청해놓고도 당첨될 거라곤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당첨자 명단을 보고선
기함했다. 이게 대체 몇 년만의 당첨인지..
너무도 오랜만의 당첨임에도 불구하고 4월 스케쥴이 너무 바빠서 모종의
사고로 한참을 기다려 책을 받았을 땐 이걸 기간 안에 다 읽을 수는 있을까 마음 졸였지만 당연히 기우였다. 취향에
맞지 않으면 어쩌지 하던 걱정이 무색하게도 첫 장을 펴자마자 단숨에 읽어나갔다.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7살 소녀 엘사와
누구든 미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하지만 엘사에게는 슈퍼히어로인 할머니,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미스터리한 이웃들,
아이의 시선을 보는 세상답게 엘사가 몇번이고 읽었다는 해리포터와 스파이더맨, 매그니토
같은 각종 슈퍼히어로(매그니토는 과연 슈퍼히어로인가 하는 사소한 문제는 제쳐두도록 하자..)들에 대한 언급과 빵빵 터지는 멘트들이 마음만은 7살인 내 덕심동심을
자극하고 할머니가 들려주는 동화 속 이야기에 빠져들랑말랑 할 무렵 할머니가 내려준 첫번째 지령이 내려진다.
할머니가 남겨준 편지를 따라가며 만나게 되는 이 동화처럼 따뜻한 이야기와
소설에서 캐릭터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나에게 이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엘사와 그 주변사람의 모습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작가 특유의 통통 튀는 유머감각과 개성 넘치는 인물들 덕분에 한참을 웃고 있자면 어느새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있기도 했다.
오랜만에 따뜻한 소설을 읽어서인지 에피소드 하나가 끝날 때마다 별것도 아닌 대사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양 눈에 눈물을 달고선 킥킥대며 웃고 다시 울고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밖에서 읽을 용기가 안나 집에서만
읽었더랜다.
[할.미.전]의 벚꽃을 닮은 화사한 표지처럼 이토록 “우라지게” 특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한 기회를 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보내며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로 글을 마쳐본다.
비정상이었던거 미안해.
사랑한다.
우라지게 사랑한다.
Ps. [오베라는 남자]는
2016년에 영화로도 개봉예정이라고 하니 요것도 어여 읽어봐야겠다.
요즘 인터넷 서점 여기저기서 10년 대여로 풀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읽어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