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편지는 일주일 후 나에게 도착한다. 멋진 편지다. 나는적어도 스무 번쯤 그 편지를 읽는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그날 부상으로 받은 새 만년필로 긴 답장을 쓴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둘만의 교제를 시작한다.
우리는 연인 사이였을까? 간단하게 그런 이름을 붙여도 될까? 나는 알 수 없다. 어쨌거나 나와 너는 적어도 그 시기, 일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서로의 마음을 티 없이 순수하게 한데 맺고 있었다. 이윽고 둘만의 특별한 비밀 세계를 만들어내고 함께 나누게 되었다ㅡ높은 벽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도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