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로 시작한 달리기가 이제 막 일상으로 뿌리내렸다면, 머지않아 나와 같은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것이다. 선택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서로 다른 두 달리기를 비교하며 지금 내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정의하면 그만이다. 아침 달리기가 상쾌한 시작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처연한 마무리다. 아침 달리기가 생기로운 계절의 소리를 듣는 일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내 발자국과 숨소리로만 공간을 채우는 경험이다. 아침 달리기가 활기 넘치는 바깥세상과의 만남이라면 밤의 뜀박질은 텅 빈 길 위에서 스스로와 나누는깊은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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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행복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닌, 더 나은 내 모습을 꿈꿀 수 있을 때 피어난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
매일 밤 미숙함에 발목 잡혔지만 바닥을 뒹굴면서도시선은 더 나아질 내일을 향했다. 그 자체만으로도달리는 명분은 충분했다. 허술하지만 행복했다.
오늘 밤 첫 달리기를 시도한다면 그건 실패를자초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예견된 실패 앞에서는언제나 당당해도 좋다. 약간의 뻔뻔함은 도전하려는마음을 지키는 방패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 방패를앞세워 슬금슬금 전진하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닿는다. 달리기란 원래 그런 운동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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