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광활한 우주는 마음이 없다. 조물주는 모든 것을만물에 맡길 뿐, 사사로이 간섭하지 않는다. 이 무심한 세상에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진 희귀한 존재로서 인간은 불가피하게 묻는다. 나무의 침묵에 대고 발톱을 날카롭게가다듬은 뒤, 어려운 일을 묵묵히 하러 갈 칠흑처럼 검은곰을 생각하며 묻는다.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할 것인가.
세상에는 악이 버섯처럼 창궐하고, 마음에는 번민이 해일처럼 넘치고, 모든 것은 늦봄처럼 사라지는데, 어떻게 이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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