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누가 듣는가 - 제1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동효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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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우선 딱 펼치면 책냄새가 좋다.

요즘 이런 책냄새가 은근히 드물다..



내용은, 가정폭력을 겪은 말더듬는 주인공이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되고, 그 후의 삶까지 다루고 있다.

각 시기마다 어떤 노래들이 자리잡고 있었고, 혹은 노래가 부재했던 시기도 존재했다.


(스포일러 주의)


학창시절에는 딥퍼플, 레드 제플린, 핑크플로이드, 로이 부캐넌, 스틱스에 심취했으며, 가요는 절대 듣지 않았다.

비슷한 음악 취향의 개둥이와 친해졌고, 자폐증이 어느 정도 고쳐졌다.

대학에 갔고, 여자를 여럿만나던 개둥이는 아빠가 되었고, 한 여자에게 정착했다.

주인공은 운동권에서 열심히 뛰어보려했지만 그마저도 잘 되지 않았다.

군대에 가서는 찬송가를 열심히 들었다.

제대 후, 엄마가 사고를  당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카페 풍차에서 정희를 만났고, 조용필, 조동진 같은 가요들을 듣게 되었다.

정희는 말 더듬는 증상을 없애 주었다.

하지만 둘은 헤어지게 되었고, 주인공은 제약회사 영업직이 되었다.

물론, 그것도 잘 맞지 않았다.

술과 여자에 집중했다.

연락이 된 개둥이는 생활고를 겪고 있었다. 학창 시절에 말빨로 아이들을 모으던 모습은 사라진 채로.

결국엔 빈집털이를 하려다 사람을 죽이고, 십오년 형을 받았다.

주인공은 자신의 상황에 괴로워하던 중, 엄마의 노트를 발견하고,

엄마와 아빠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알게된다.

그 이후로 주인공은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다.


거칠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소설이다.

개둥이 비중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읽어내려갔는데 그러지 않아서 좀 길을 잃은 느낌이었지만

원래 이 작품은 주인공의 이야기이지 주인공과 개둥이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갔다.

소설의 내용처럼, 그렇게 어떤 노래들은 다가온다, 어느 순간에.

억지로 들으려고, 좋아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나는 외로웠다. 세상은 매끄러운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세상은 부드럽게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인데 나는 뚝뚝 분질러졌다.

남들은 다들 잘도 웃고 떠드는데 나는 왜 안 되나?

남들이 뻔히 아는 사실을 나만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뻔한 사실만 알면 나도 언제든지 웃고 떠들 수가 있으리라.


인간의 천성에는 양심뿐만 아니라 비겁함도 함께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죽 외로웠고, 앞으로도 여전히 외로울 것 같았다.


...., 그러니까 진작에 나는 이 말더듬을 치유할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니 마음은 진작에 내올 수도 있고 지금 내올 수도 있고, 과거로 현재로 마구 불러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니 갑자기 마음은 따로 없고, 마음은 너나가 없고, 마음은 경계가 없고, 마음은 하나이고, 우리는 노래로, 노래를 들을 때 느끼는 그 마음으로 모두 다 하나로 엮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수염 허연 하느님이 타이밍을 맞추어 노래를 하늘에서 뚝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노래는 예전부터 있었는데, 나훈아의 그 노래는 수십년 전부터 있었는데, 지금에야 그 노래를 새롭게 들은 건 내 마음이 그 노래를 불러들였다는 생각이 들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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