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산행 테마 소설집
박성원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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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신인작가의 단편소설들을 묶은 책이다.
문예지나 신춘문예에 당선된 신인작가의 단편소설은 역시 좀 건조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대체로 읽기 쉬운 글들은 아니었다. 심사위원이나 문학평론가, 전문서평가들의 날선 평가를 기대한 작품이어서일까?

박성원의 우리가 지금은 헤어져도-
1923년생 파란눈에 금발인 영어를 못하는 미국인 용이언과 금지곡 엘피판과 카페 제임스를 중심으로 만나게 되는 친구들. 어리석은 과거는 반복되지 않으며 노력한 만큼 미래는 밝을 것인가.

김유진의 글렌-
캐나다인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소곡과 함께 이해하기 어려웠던 아내를 추억하다.

조해진의 잘가, 언니-
뉴욕에서 행위예술가로 활동하다 건물관리인에게 살해당한 차학경의 딕테라는 예술텍스트는 미국내 한국 이민여성 소수자가 갖는 언어적 고통과 한국역사에 대한 그녀의 섬세한 애정으로 나를 단숨에 매료시키고 있었다.
차학경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했던 언니를 기억하게 한다.

황정은의 아무도 아닌, 명실-
그녀 명실은 실리의 책장과 책상을 매만지며 어린 시절 실리를 추억한다. 실리가 있던 풍경을 상상하며 옛 아름다움으로 노트에 만년필을 대고 잉크가 흐르길 기다린다.

테마 소설집이라.....
몇 편을 읽고 나면 기억이라는 테마로 이 책을 엮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가 기억이라는 소재로 소설을 쓸 때 나오는 상상력과 과거라는 시제를 현재에 까지 녹여내는 것이 재미있었긴하지만 너무 심도깊게 묵직하게 흐르는 생각들이 오히려 지루한 감이 있었다. 이미 다른 작품으로 접해보았던 작가의 글을 다시 만나는 기쁨과 다른 작가의 글들 속에서 어떻게 비교되는지 생각해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13편의 단편을 한번에 읽는다는 것은 역시 무리가 있지 않나싶다. 그래도 기억이라는 테마만을 붙들고 읽는다면 재미를 따라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용준의 아무것도 잊지 않았다-
1974년 루방섬 전쟁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홀로 가슴에 소총을 품고 살던 오노다에게 전투행위 중지 명령서가 전달된다.

표제로 나온 김혜진의 한밤의 산행은
무허가 철거촌에서 두 명의 용역깡패와 운동권 알바 여대생이 만났다. 그들은 각자 맡은 일을 잘 해내야 하는 이름도 없이 살아가는 소시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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