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대멸종 시그널, 식량 전쟁 -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로 포착하는 파국의 신호들 서가명강 시리즈 34
남재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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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서문 제목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기후 위기 시대의 식량 위기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에 대하여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는 데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당장 마트만 가도 유통기한이 지난 떨이 식품들이 즐비하고, 소위 먹방 유튜버들도 돈만 있으면 원하는 만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다는 것을 과시하기도 하죠. 매년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양만 해도 1인당 130kg가 훌쩍 넘는 상황인데, 미래에는 식량이 부족하여 서로 싸우고 전쟁마저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식하면서도 얼만큼 위기상황에 놓여있는지는 알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이 책은 객관적인 수치를 제시하여 그 심각성을 충분히 일깨워주었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만년 동안 한번도 300pm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적이 없었던 반면, 올해는 421mm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지난 5,000년간 상승한 기온은 4~7도인데 반해, 최근 100년간 0.8~1.4도의 기온 상승이 있었다고 하니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IPCC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는 이런 위기를 초래한 주범은 인간임을 명백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그 책임을 부인하지 못하게 되었죠.


우리도 2018년 유례없는 폭염을 경험했고, 작년에는 기록적인 폭우와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자연재해의 순간적인 피해로만 그치지 않으며, 그 파급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자연재해는 인명 및 재산피해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농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자연재해가 빈번할 수록 식량 생산량은 감소하며, 부를 가진 나라 위주로 식량 사재기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OECD 선진국 중 식량 안보 지수 꼴찌인 한국은 식량의 8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아마 식량 전쟁이 가장 먼저 터질 곳으로 예상된다고 해요. 식량 부족 및 가격 폭등으로 농민 봉기가 일어난 사례는 이미 전세계의 역사상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지금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무려 20~30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그 기간 동안 식량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임계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 임계점을 지나면 그동안 유지했던 균형이 무너져 전혀 예상치 못한 급진적 변화를 겪게 됩니다. 6번째 대멸종, 즉 인간의 대멸종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죠. 방향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그러기에 최대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여 속도를 늦추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국가와 전세계적으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서로 협력과 상생이 절실한 지금, 곳곳에서 분열을 유발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이러다가 적기를 놓쳐 티핑포인트에 도달하면 그 무엇도 돌이킬 수 없게 되겠죠.


기후 위기의 심각성, 우리나라 농업현황과 미래 위기 가능성, 식량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사항과 육성해야 하는 산업 및 필요한 기술 등, 문제를 예측하고 원인을 파악하여 실천가능한 해법을 제시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어, 그다지 배경지식이 없어도 내용을 이해하기에 수월했습니다. 무엇보다 객관적인 수치와 데이터를 곁들여 문제에 구체적으로 접근한 점이 경각심을 일깨워주기에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 위기와 식량 위기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분야이며, 이는 지구 상에 살고 있는 현 세대 뿐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미래 세대 모두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본 리뷰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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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제 1차 평가보고서부터 제 6차 평가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무려 30년에 걸쳐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는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밝혔다. - P33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 가격이 폭등했다. 이렇듯 국제 곡물 가격은 석유파동, 기후변화, 글로벌 팬데믹, 경제위기, 전쟁에 따라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앞으로도 곡물 가격은 생산량, 소비량, 재고량 등의 수급 요인에 더해 기후 위기와 세계 경기 변동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이 클 것이다. - P131

기후스마트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기후스마트농업에는 세 가지 중요한 목표가 있다. 첫째는 식량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서 농가 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재해 등에 대한 복원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셋째는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해 온실가스를 줄여가는 것이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지만 앞으로 농업은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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