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 다른 생각, 그러나 다투어야 할 생각
이일훈 지음 / 사문난적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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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벌써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전공이지만, 전공을 살려 일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때문인지 그저 건축이라는 단어자체만으로도 반갑지는 않다.
(괜한 열등감에서 오는 불편한 진실이라고나 할까...ㅋㅋ)

그렇게 만난 건축가의 책.
빼곡한 글자들 사이로 표현된 이야기들에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어느 순간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 삶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것처럼 부각될 수도 있다는 현실
이 조금 우습기도 했다. 세상사 당연한 것들이 외면당하는 것들도 워낙에
많다보니...

누구나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깊이는 깊어지나 넓어지지 못
하는 법인데, 이 글들에서 건축의 깊이에 삶의 깊이를 더한 통찰을 배운다.
대학 4년이라는 시간동안 끊임없이 크리에이티브를 강요받았던 기억만으로도,
많은 건축 전공자들이 건축적 표현에 더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에 공감할 수 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건축적 전문가가 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생각, 그야말로 다른 생각이 되어버린다.

저자는 '건축'을 '집'이라는 친근한 단어로 바꿔 이해하기 쉽게 글을 풀어
가기도 한다. 전문가에겐 '건축'이란 단어로, 일반인에겐 '집'이라는 단어
로 같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는 지적에 슬며시 미소가 번진다. 집이라는 편
안한 단어와 술술 풀어놓는 이야기가 편한 걸 보니, 이젠 전공을 지나 나
역시 일반인이었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일까...은근히 피했던 건축서적들
을 다시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너무 일반인(?)이 된 탓일까... 책 말미에 나타나는 '채나눔'에 대한
부분은 이미 복합공간에 익숙한 내게는 살짝 물음표를 가져다 주었다.
(아무래도 이해가 잘 안가는 일반인이기 때문이리라 ㅎㅎㅎ)
'채나눔'의 철학적 권유인 '불편하게 살기','밖에 살기','늘려살기'가 은근
귀찮고 힘들어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편안함에 익숙한 사람들...사람들
의 기호가 어떻게 변해갈 지 모르지만, 채나눔에 대한 개념은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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