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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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대구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2024.12.17 ~ 2024.12.30 (380p)


몇 년 전 다녀온 포르투갈 출장의 첫날 일행과 함께 점심으로 현지의 전통 요리를 선택하고 방문한 식당에서 먹어 본 요리가 바로 현지 직원에게 '대구밥'이라고 소개받은 바깔라우였다. 맛이 있고 없고라는 기억보다는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입장에서도 한 접시를 비워내기 힘들만큼 짰던 기억이 난다. 그 날 이후의 여정 중에도 식사 때 대구를 사용한 요리가 종종 올라와 이 나라 사람들은 대구를 많이 좋아하는 모양이다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쳤던 기억이 난다.이 책을 읽고 나서는 '대구'라는 어종이 그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북아메리카와 유럽 그리고 대서양과 북해를 걸친 역사와 산업, 문화의 흐름을 만들어 낸 중요한 매개체인 동시에 자연의 파괴 혹은 멸종이라는 환경 재난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으켜 줄 수 있는 주요한 상징으로도 느껴진다.

작가인 마크 쿨란스키 (Mark Kulansky, 1948~)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아마존 선정 '일생의 읽은 만한 책 100' 그리고 뉴욕타임즈 선정 베스트 셀러 작가이다. 1997년에 출간한 대구 (COD : A Biography of the Fish That Changed the World)는 국제적인 베스트셀러로 1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2006년 작 비폭력 (Nonviolence : Twenty-five Lessons From the History of a Dangerous Idea)으로는 2007년 데이튼 문학 평화상을 수상하였다. 10대 시적에는 에밀 졸라를 자신의 영웅이라고 불렀고 그의 소설을 번역하기도 하였다.


말린 대구 덕분에 긴 항해가 가능해진 바이킹의 그린란드로의 이주, 바스크인들이 비밀에 쌓인 어장에서 거두어 들였던 풍부한 어획량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소금에 절인 대구 판매 시장, 바스크인들의 어장에 대한 비밀이 밝혀진 후 이어진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전쟁과도 같은 어장 점유와 확대 경쟁과 대구 무역과 함께 이루어졌던 노예 매매, 스쿠너선, 증기동력, 트롤선, 공모선 등 어획 기술의 발전으로 늘어난 어획량과 항구에서 내륙으로 신속히 이동시키기 위한 항구의 철도 중심지로의 부상, 소금 절임 대구 이후 생선 저미는 기계의 등장과 급속냉동 기술의 발달로 이루어지는 소비와 시장의 증대, 아이슬란드를 북유럽의 유일무이한 어업 강대국으로 만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지는 각국의 영해선 확장과 대륙붕에 대한 소유권 주장을 통한 바다까지 확장되는 주권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구'를 둘러싼 넓고 방대한 분야의 인과관계는 인간의 삶과 문화, 산업과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런 서사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의 이면에 존재하는 무서운 사실은 식량으로의 필요를 훌쩍 넘어, 그 이상의 부와 명예, 욕심에 눈 먼 인간들은 풍요로운 개체수를 자랑하던 바다속 물고기의 한 어족까지도 실제 멸종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이 굴하지 않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19세기 과학에 대한 낙관주의는 남획의 위험성이 종종 우려되고 문제로 제기되었음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과 맹목적인 외면으로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무려 900만개의 알을 낳은 북대서양의 '대구'라고 해도 1000년에 걸친 사냥 기간 이후 이제는 흔한 물고기가 아니다.


대구는 그 흰 살은 물론 특히 일미라고 하는 혀와 볼이 있는 머리 부위와 날 것으로나 훈제로 먹는 알, 위, 창자, 간, 이리까지도 먹으며, 껍질도 아이들 간식이나 가죽으로 가공하여 사용한다. 부레도 튀기거나 끓여먹거나 부레풀을 만들어 산업용 접착제나 정화제로 사용하고, 내장과 뼈는 훌륭한 거름이 되어 준다고 한다. 10개의 과(科)에 걸친 200종 이상의 물고기로 본서의 주인공인 북대서양 대구를 필두로 커스크대구, 링대구, 헤이크대구, 화이팅대구, 그리고 폴락대구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야말로 씨가 마르고 있고, 언젠가는 씨가 말라 멸종할 수도 있다.

위대한 인물이나 결정적인 사건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구'라는 물고기 하나를 소재로 들려주는 마크 쿨란스키의 길고도 방대한 역사 이야기는 대단히 흥미로웠고, 세계지도를 펼치고 생소한 북아메리카와 대서양의 반도와 섬들의 지명을 찾아보며 읽어보면 더 이해가 쉽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우리 인간의 행동에 따라 영영 소멸되어 버릴 수도 있는 자연과 환경 속의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그를 어떻게 보존하고 지켜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는 진지하고도 현실적인 메세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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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리더의 돕는 법 - 에드거 샤인
2024.11.28 ~ 2024.12.04 (304p)



조직에서의 리더는 흔히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본서의 저자인 에드거 샤인은 리더란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이 서로 도울 수 있게 장려하고, 리더 본인 역시 구성원들에게 스스럼 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컨데 리더십을 ‘상호성으로서의 도움‘으로 정의한 것이다.

저자는 조직에서의 리더라는 입장에 대해 언급하기에 앞서 인간관계의 근간이 되는 ‘도움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한 일반적 개념을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조직에서의 리더와 조직원들에 있어 ‘도움‘이라는 것이 어떻게 존재하고 작용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도움을 크게 세가지의 형태로 분류한다.
(1) 일상화되어 있는 협업이나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이타적 행동인 ‘비공식적인(사적인)‘ 도움과 (2) 컴퓨터, 자동차, 집 등에 문제가 생겼을 때 전문가들에게 받게되는 ‘준공식적인‘ 도움 그리고 (3) 의사, 법률가, 심리학자, 상담사 등 사적인 문제 혹은 건강이나 감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게 받는 ‘공식적인‘ 도움이 그것이다.

어떠한 형태이든 도움을 주고받는 상황을 맞이하면 도움을 구하는 사람의 위상은 자연스레 떨어지는 역학관계에 처하게 된다. 이렇게 관계의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는 도움을 구하거나 주는 사람 모두가 이 불균형이 초래한 함정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도움 관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도움을 주는 쪽이 상대방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어야 하며, 양자의 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한다.

진정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람은 도움을 구한 사람의 위상을 회복해주어야 한다. 관계의 균형을 위해서는 양측 모두 도움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부터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많은 정보를 취득하고 공유하며 무지의 영역을 없애고 정직과 신뢰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문제를 함께 들여다보며 그 해결을 위해 양측 모두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식별할 필요가 있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세가지 중 어느 하나의 적절한 역할을 선택해야 하는데, (1) 정보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 역할 (2) 진단과 처방을 하는 의사 역할 (3) 공정한 관계를 구축하고 어떤 종류의 도우미 필요한지 명확히 알아내는 데 집중하는 과정 컨설턴트 역할이 그것이다.

도움의 궁극적인 기능은 고려한다면 도움을 구한 사람이 문제를 진단하는 기술을 습득하고 건설적으로 개입하여 상황을 스스로 향상시킬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에 미루어 보면, ‘솔직한 질문‘을 통해 시작하는 과정 컨설턴트 역할이 가장 우선적이고 이상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조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도움을 요청받은 사람의 순수하고 솔직한 질문은 관계의 위상에 균형을 맞추어 주는 것과 동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그 의사소통의 과정 중에 조직원들은 조직의 목표와 작업 요구 사항 등에 대한 문제를 파악할 수 있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고, 변화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 직원들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 되고 리더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된다. 이는 작가의 또다른 저서인 [리더의 질문법]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효율적인 조직의 구성원은 모두 자기 역할을 잘 이해하고 각자가 그것을 잘 해낼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의 성과와 자신의 기여에 대해 얻는 보상이 공정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구성원들은 서로를 돕고, 팀 전체를 도우며 신뢰의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 간에 존재하는 직급, 역할, 위상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견이든 서로 터놓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조직의 리더 또한 조직의 일부이며 조직원과 마찬가지로 도움을 받는 사람이다. 리더는 조직을 향상시키기 위해 서로 돕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리더십이란 목표늘 정하고 구성원이 그 목표를 성취하는 것을 돕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추상적으로 한 덩어리였던 ‘도움‘, ‘돕는다‘라는 개념은 조직 생활 중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돌아보면 때때로 돕는다는 행동이나 의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 경우들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해결방안을 생각해내지 못했던 기억도 있다.

[리더의 돕는 법]은 ‘도움‘을 정의하고 분석함으로 도움 과정을 체계화, 개념화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해 줌으로 조직내에서는 물론 삶에 있어서 효과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가이드를 보여준다.

이것은 또한 모두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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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돕는 법 -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리더의 7가지 도움 원칙 리더 시리즈
에드거 H. 샤인 지음, 김희정 옮김 / 심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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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또 누군가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도움의 과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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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1
이강혁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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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 100 - 이강혁

2024.11.19 ~ 2024.11.24 (424p)


10여년 전 출장으로 스페인을 방문했었던 기억을 더듬어본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코르도바, 세비야, 그라나다, 톨레도 등의 도시를 둘러보며 느꼈던 그 이국적인 정취에 흠뻑 취해 돌아온 후에도 꽤 오랫동안 그리워했었다.


알함브라궁전, 가우디의 구엘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프라도미술관 그리고 좁은 객석을 가득 채운 낡은 극장에서 관람한 플라멩고 공연과 캄프 누까지. 그 놀랍고 경이로운 경험들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화려한 궁전과 성당, 아름다운 자연에 비해 현재 도시의 아주 많은 부분이 낡고 허름해 보였던 것이다.


이슬람 문화가 혼재하게 된 역사 만큼이나 한때 '태양의 나라'라는 황금기를 가졌던 스페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당시 두 권의 책을 찾아 보았는데 한권은 당시의 가이드가 추천했던 워싱턴어빙의 '알함브라'였고 또 한권이 바로 본서의 개정전 판본인 '스페인 역사 100장면'이었다. 이런 개인적인 일화가 있으니 '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100'이 그때 그 책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갑게 느껴진다.


지금은 과거의 판본을 갖고 있지 않지만, 바다와 함선들의 일러스트를 담고 있던 딱딱한 국정교과서 같은 과거의 표지를 버리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투우, 돈키호테와 풍차 그리고 플라밍고 댄서의 모습을 멋들어진 일러스트로 장식한 새로운 커버가 마음에 든다.


알타미라 동굴벽화로 부터 시작하여, 로마제국의 지배에 의한 이베리아반도의 로마화로 카톨릭을 받아들이고 유럽 세계의 일원으로 자리하게 된 과정들, 지중해를 건넌 이슬람족의 침공으로 시작된 800년간의 지배와 레콩키스타, 그리고 그 오랜시간 동안 이루어진 두 문화의 융합과 보존, 레콩키스타가 끝나고 신대륙 발견과 함께 시작된 스페인의 황금기와 부르봉 왕조로 부터 시작되는 망조와 비참하고 피폐한 결과만을 남긴 이념가들의 내전과 전쟁, 독재정권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말살을 거쳐 비로소 맞이했던 스페인의 봄과 현대에 이르기까지.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나누어 기나긴 시간의 흐름을 전해준다. 수록된 100개의 주요 장면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진지한 역사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가면서도 고야, 달리, 피카소, 헤밍웨이, 조지오웰 등 수많은 미술가와 작가에 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과 잘 알려진 스페인의 랜드마크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코라이'라고 불리우던 대한민국에 첫 발을 디딘 신부가 임진왜란을 목격한 미지의 사실들까지 흥미로운 소재에 대한 언급들을 빠뜨리지 않으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의 흐름을 따라 갈 수 있게 도와준다.


진지하고 깊이있는 학문적 탐구가 목적이 아닌 이상, 이보다 쉽고 가볍게 하지만 전반적으로 통찰력 있게 스페인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은 찾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에 있을 스페인 재방문을 기대하며, 그 즈음 다시 읽고 여행에도 지참할 생각에 책커버를 씌우고 책장 한켠에 잘 꽂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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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역사 다이제스트 100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1
이강혁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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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자 필독서로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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