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지적인 산책]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2024.07.07~2024.07.14 (396p)
'이토록 지적인 산책'은 저자가 전문적이거나 비범한 시각을 가진 열명의 인물 그리고 한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한 열한번의 도시 산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라는 책의 부제처럼 저자는 열한번의 산책을 통해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과정들을 책 속에 담았다.
작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Alexandra Horowitz)는 미국 버나드대학(Barnard College)의 영어학과, 심리학과의 수석 연구원이자 겸임 조교수이며, 개 인지(認知) 분야의 전문 연구자로 버나드의 개 인지 연구소(Dog Cognition Lab) 소장직도 맡고 있다. 또한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개의 사생활'의 저자로, 본인의 이름을 도메인으로 한 웹페이지에서는 자신을 작가, 교수 그리고 개 인지 연구자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반려견과 함께하던 산책 중 떠오른 호기심으로부터 시작하여 지질학자, 곤충 박사, 야생동물 연구가의 시각으로 우리가 사는 이 도시 또한 자연이 집약된 생태계의 일부라는 새로운 시선을 얻게되고, 도시사회학자, 타이포그라퍼와 일러스트레이터를 통해 도시의 복잡한 건물과 도로 안에 내재된 숨은 질서와 규칙과 배려들을 깨닭고, 넘쳐나는 거리의 간판과 사인들에서 과거로 부터 현재를 관통하는 시간과 공간의 의미와 아름다움도 발견한다. 또한 의사와 함께 그저 스쳐지날 뿐이었던 거리의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고, 시각장애인과 음향 엔지니어 그리고 반려견에게서 청각과 후각적인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을 배운다.
이 모든 것들은 아들 오그던이 산책 중에 보여준 것과 같은, 세상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과 새로운 것들을 아낌없이 사랑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이의 시각은 모든 대상에 편견을 갖지 않고 평등하게 대한다. 대상의 이름과 기능을 알기 전까지 모든 것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 어린시절의 시각은 성인이 되어가며 자신이 만들어낸 지각의 함정에 빠져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보지 않고 지나치는 것 또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보지 못하고 놓쳐버렸던 것들, 주목받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보면서 그들의 집중 방식을 배우고 익혀가며 어느새 완전히 바뀌어 버린 자신의 시야를 깨닭는다. 그는 이것이 그저 우리 모두가 잃어버려 느낄 수 없었던 경이감(驚異感)을 되찾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현실보다 스마트폰이나 모니터화면에 더 집중하며 가상의 것들에 집중하고 부주의를 권하는 문화와 세상 속에서 무엇을 경험하며 살아갈 것인가는 어디에 주목하는가에 달려있다. 보다 지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낯익은 일상에서 다름을 읽어내고 새로움을 찾아 내는 방법과 의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