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 다이어트, 채식, 그리고 나
김서정 지음 / 아지랑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1타 4피의 삶을 위하여>
-서평: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세상은 늘 무언가를 소비하라고 소리친다.
보다 더 안락하고, 커다란 아파트를, 더 많은 배기량의 자동차를,
새로 나온 첨단 핸드폰을, 금융 상품을, 가전 제품을,
심지어 내 몸까지도…

얼짱, 몸짱 ‘산업’ 이 여성을 넘어 남성에게도 소비되는 시대,
‘초콜릿 복근’을 못 가진 대다수 남성들의 ‘콤플렉스’를 자극, 새로운 욕망을 창출하여
더 많은 소비를 일으켜 더 많은 이윤을 얻어내고야 마는 자본의 사회에 갇혀 사는 우리들.

다이어트가 더 이상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시대의 ‘압박’이 되어가는 시대에
이 책의 저자 김서정(아, 얼마나 이쁜 이름인가? 그러나 남자라니….)씨 또한
늘어가는 자신의 뱃살과 근수를 감당하지 못해
그 좋아하던 ‘고기와의 향연’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어떻게?...

그 이야기를 정리한 게 이 책의 내용이다.

저자 스스로도 밝혔듯이 많은 다이어트 관련 서적을 읽었지만
개인적인 체험의 주관적인 주장이어서 자기와는 맞지 않다고 하였다.

하지만, 저자 또한 이 책에서 자신의 극히 주관적인 체험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그 주관적 경험이 가지는 ‘보편성’에 있다.
그 ‘공감의 힘’에 대한 원천은 아마도 저자 개인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을 듯 싶다.

일찍이 학창 시절, ‘운동’에 눈을 뜨며 ‘인문학 진실’에 깊은 호기심(?)을 가졌었고,
전태일 문학상 수상이라는 만만찮은 필력을 지녔으며, 오랫동안 출판계에 종사하여,
그 인문학이 가지는 ‘따뜻한 세계관’을 숙성시키는 지적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가 아닐까?  

공감을 만들어내는 그 구체적인 힘은 책 속 곳곳에서 발견되는 소박한 저자의 문체에도 있다.
자신을 한껏 낮추고 겸양의 미덕을 보이는 그런 태도는
자신의 지식을 성급하게 독자에게 세뇌시키려 하지 않는
‘김서정 작가’ (자타가 인정하는 작가이기에) 특유의 ‘교양’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이 책을 손에 쥐고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바쁘지 않은 사무실 분위기에 힘입어, 인천 공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후다닥, 그러나 꼼꼼하게 밑줄을 그으며 정독하였다.

쉽게 읽히는 272쪽의 ‘심리 다이어트 에세이’.
그러나 책장을 덮고 나서도 개운치 않은 마음의 앙금이 남는 책.

저자의 내공이 그 ‘쉽게 읽히는’ 문체와 표현 방법에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일까?
만만(?)하게, 빠르게, 쉽게 읽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늘어나는 ‘묵직’한 느낌은
이 책의 결론 부분에 가서 더욱 증폭된다.

마치, “독자, 당신도 시작해야지? 다이어트를.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응?”
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 책 어디에도 강압적인 표현이나 목소리를 높이는 구절은 찾아보기 힘들다.
(‘웅변’조의 반복 어법이 혹자들에겐 부담스러울수도..^^)
그런데, 왜 독자인 나는 부담감을 느낄까?
왜, 그의 담담한 ‘자기 고백’에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얻게 되는 ‘개안’을 하게 될까?

이 책은 단순한 ‘살 빼기’ 책이 아니다.
왜 살이 찌게 되었으며, 어떻게 살을 뺏으며,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무엇을 얻게 되었는지를
각각, 1장 2장 3장으로 나누어 ‘기록’하고 있다.

그 각 장의 제목부터가 다분히 암시적이고 은유적인 레토릭을 구사한다.
한 마디로, 멋있다!

<1 장> 은 저자가 ‘원초적 본능’에 충실했던 과거 삶의 여정을 기술하고 있다.
이른바, ‘집어 넣기’ 다. 무얼? 음식을. 어떤? 무조건 땡기는…
그래서, 타이틀이 만(滿) 이다. 채울 만.

<2장> 의 제목은 공(空)! 비울 공 되겠다.
살기 위해 비웠단다. 뭘? 마음과 위장을.

<3장> 은 얻을 득(得) 이다.
넣었던 걸 빼고 무얼 채웠느냐고?
그건 이 서평을 읽을 ‘잠재적 독자’ 를 위해 생략한다.

순전히 예비 독자들의 감동을 미리 뺏고 싶지 않다는
‘인간적’ 인 고려 때문임을 굳이 밝히는 이유는,
멋진 영화를 보고 그 내용을 3자에게 공개하지 않는
본인의 ‘스포일러 비공개’ 원칙을 <서평>에서도 고수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제, 이 서평의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시장 사회’ 에 살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음식을 소비하고, 무얼 먹는지,
그 먹거리가 우리의 삶속에 얼마나 ‘철학’적으로 연관되어 있는지를
자신의 다이어트 체험을 통해 낮은 속삼임으로 얘기하고 있다.

바쁘고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하루 하루 일상 속에서,
내 몸을 만들고, 정신을 만드는데 음식이 미치는 그 파급 효과가 ‘어마어마’ 하다는
조금은 ‘도발적’ 인 주장을 ‘진정 난 몰랐네’ 식의 ‘자술서’ 형식으로 공개한다.

그래서, “이런 좋은 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는 저자의 마지막 호소는
모른 체하고 지나칠 수 없는 ‘공명’(共鳴)으로 다가온다.

일독을 ‘강추’ 한다.

(붙임 말)
쓰다 보니 제 서평의 제목, ‘1타 4피’에 대한 설명이 없었죠?^^

‘제대로 된’ 다이어트(1타)는

몸매,외모라는 1피뿐만 아니라,
정신, 내면의 세계라는 2피,
건강과 생존, 나아가 행복이라는 3피,
그리고, 지구 살리기,환경 보호라는 가치 있는 삶, 4피에

두루 두루 좋다고 하네요.

참고로, 전 고스톱은 즐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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