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네 아파트 놀이터는 아무나 못 들어간대요 - 어린이들의 생활 속에 스며든 경제적 차별에 대해 일러 주는 생각동화 어린이 사회생활 첫걸음 4
최형미 지음, 박현주 그림 / 팜파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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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네 아파트는 아무나 못 들어간대요 서평후기 @팜파스



외부인 출입 금지, 혹은 다른 아파트 주민 사용 금지와 같은 표지판을 요새 들어 자주 본다. 서로 다른 아파트에 사는 건 맞지만 다른 나라도 아니고, 서로의 영역이 마치 갈라져있다는 듯이 선을 긋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 같은 곳은 함께 놀아야 두 배로 재미있는데 같이 놀 같은 아파트 친구를 찾다가 하루를 다 보내게 된다. 그렇게 서로 경계하고 갈라서서 얻는 이점이 무엇이 있는가? 우리 아파트의 시설이 조금 더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 원래 사용하려고 만든 시설인데 모두가 함께 쓰면 더 행복하지 대체 어디가 덧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때도 많았다.


 

이 책에는 어른들이 시작해서 어느새 어린이들의 삶 속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러 경제적 차별들을 조금씩 드러내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다. 특히 직업을 보고 사람을 구별하는 옳지 못 한 행동도 들어있어서 더 주의 깊게 본 것 같다. 사실 나도 친구를 만날 때 그 친구 부모님의 직업을 궁금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는 여러 가지의 이야기 속에서 각자 다른 아이들의 입장을 들려주지만, 난 그중에서도 나연이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작은 마을에 사는 나연이는 옆에 신도시가 들어서고 높은 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아파트는 꿈처럼 아름다운 곳은 아니었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 방송까지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서로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나는 부모님의 경제적 요인을 보고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그저 호기심으로 물어보던 것이었지만 요즘 아이들은 실제로 직업으로 급을 나눈다. "너희 아빠는 뭐하시는데?"와 같은 사소해보일지 모르는 질문 속에서도 아이들은 그 아이와 어울릴지 말지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빠는 의사야!" 이 말을 들었을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그 친구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까? 이게 요즘 사회의 문제이자 이 책이 고발하는 문제다. "우리 아빠는 직업이 없어. 집에서 하루종일 생활하셔." 라는 말을 듣는다면, 아무리 좋게 포장하려고 해도 안타까움이나 거리를 두려고 하는 친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업이 친구의 모습의 전부가 아닌데도, 이렇듯 우리는 겉만 보고 속까지 판단하게 되는 오류를 범한다. 



예쁜 장난감이나 시선을 끌 만한 비싼 것들을 잔뜩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친구 본인의 매력이 없다면 그 시선은 아주 잠시일 것이다. 사람을 돈으로 보고 계산하는 습관이 절대 어린이들에게까지 전해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을 가장 빠르게 보고 배우는 아이들은 어른이 변화하는 만큼 동시에 변화한다. 벌써 값나가는 브랜드를 입겠다며 졸라대는 초등학생의 모습이 당연해진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긴급하게 다가올 일종의 경고가 이 책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추천한다.




* 이 서평은 팜파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학습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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