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존재를 잃어봤거나,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될 상실이 미리 불안하고 두려운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나 역시 가까운 이를 잃어보았고 상실의 고통을 겪었던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바움가트너를 읽는 내내 공감 가고 밑줄 치게 되는 문장이 많았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후 오랜 시간 힘들어하던 바움가트너가 결국 또 누군가와의 연결을 바라고 사랑하게 되는 것도 이해가 갔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니까. 끊임없이 누군가와의 연결을 필요로 하니까. 그 연결이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간에. 언젠가는 끝나게 될 유한한 사랑이란 걸 아는데도, 상실의 아픔을 피할 수 없단 걸 아는데도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일일 것이다.대체로 덤덤하고 약간 건조하게 느껴지는 서술임에도 문장이 섬세하고 인물의 심리를 너무 잘 그려내고 있어서 흥미로웠고, 문장들이 꼭 오랜시간동안 조용히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올라 온 불꽃처럼 느껴졌다. 바움가트너의 어린 시절부터 노인인 현재까지의 일생을 조각조각 분해해 보여주는데 옴니버스 드라마처럼 흐름이 자연스럽고 유려해서 술술 읽혔다. 한 사람의 일생의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엿본 기분. 사랑하는 이를 잃어보았음에도 여전히 언젠가 다가올 또다른 상실이 불안한 나에게 이 책은 덤덤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가끔 한 번씩 펼쳐보는 오래된 일기장, 앨범처럼 이 책도 문득 한 번씩 다시 찾게 될 거란 예감이 든다. 표지도 매우 아름다운데, 다 읽은 후 표지를 다시 보면 또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꼭 표지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기 위해서라도 완독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