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형사 동철수의 영광
최혁곤 지음 / 시공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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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일단 재미있다. 이야기 소재가 신선하고 인물 배치가 잘 짜여 있어 스토리에 푹 빠져든다. 몰입의 속도와 이해의 속도가 균형을 이룬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속도와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작가가 사건 전후 정보를 풀어놓는 타이밍이 적당하게 유지돼 있다. 주인공 두 경찰이 현장에서 범죄의 단서를 찾고 여러 가능성을 유추하며 증거를 찾아가는 과정에 독자가 나름대로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를 남겨 둔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과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건 피해자는 모두 중·장년이다. 유명 가수, 사업가, 정치인, 식당 주인 등 이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면서 가파른 고독과 상실감, 끝없는 욕망과 나락, 정직한 체념 같은 동질감을 간접 체험했다. 장르소설이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50~60대의 정서에도 잘 어울릴 수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작가의 따듯한 시선과 삶을 관조하는 통찰력 덕분이리라.

 

공간적 배경도 탁월한 선택이다. 북한산 능선을 마주할 수 있는 고급 저택, 안개 낀 저수지를 조망하는 대나무숲 별장, 남산 아래 초호화 실버타운 등 그 공간이 각인하는 확실한 이미지 덕분에 이야기는 더 오래 선명하게 기억될 것 같다. TV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훌륭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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